[신나는 공부/꿈을 만나다]여성헤드헌터 1호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대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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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관심과 진심이 필요해요”

서울 구현고 3학년 전희서 양(왼쪽)이 국내 여성헤드헌터 1호인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대표를 최근 만났다.
서울 구현고 3학년 전희서 양(왼쪽)이 국내 여성헤드헌터 1호인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대표를 최근 만났다.
헤드헌터(headhunter). 말 그대로 ‘머리를 사냥하는 사람’이다. 이 ‘살벌한’ 뜻을 가진 직업은 1929년 미국에서 대공황을 겪은 후 급증하는 실업률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등장했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부터 헤드헌터가 활동하기 시작했다.

헤드헌터는 회사가 특정 분야의 인재가 필요할 때 적합한 후보자를 찾아 연결해주는 일을 한다. 보통 회사가 헤드헌터를 통해 찾는 인력은 대부분 임원급 이상의 전문가. 고급인력을 다루는 만큼 헤드헌터는 전문직으로 주목받는다.

서울 구현고 3학년 전희서 양이 국내 여성헤드헌터 1호인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대표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유앤파트너즈 사무실에서 최근 만났다.

인재를 ‘사냥’하는 헤드헌터


유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헤드헌터라는 개념조차 희미했던 1992년에 헤드헌팅 업계에 발을 들였다. 당시 여성헤드헌터 1호로 헤드헌팅 회사인 유니코써어치에 입사했다.

사람 만나길 좋아하고, 돕는 건 더 좋아하는 유 대표에게 ‘헤드헌터’란 직업은 맞춤옷과 같았다. 헤드헌터로 활동한 지 10년 만인 2001년 회사 대표가 됐다. 2003년엔 자기 이름을 내건 ‘유앤파트너즈’를 설립했다. 그리고 2년 만에 회사를 업계 1위에 올려놨다. 요즘은 회사의 서비스 영역을 전문 인력을 찾아주는 일에 그치지 않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개인의 이력을 관리하는 데까지 확장하고 있다.

“100세 시대에 한 사람이 갖는 직업은 더 많아집니다. 헤드헌터의 역할도 넓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는 개인이 처음 회사에 입사하는 순간부터 은퇴 이후의 삶까지 관리하는 동반자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유 대표)

언어능력·외국문화에 대한 이해 중요

“헤드헌터는 학생들에겐 생소한 직업 같아요. 어떻게 하면 헤드헌터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전 양)

유 대표는 “국내에는 아직 헤드헌터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교육기관은 없다”며 “헤드헌팅 업체에 입사해 실무능력을 익히는 것이 헤드헌터로 성장하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헤드헌터는 보통 4년제 대학교 졸업(학사) 이상의 학력이 요구된다. 헤드헌팅 회사는 대체로 경영학, 경제학, 산업심리학 전공자를 선호한다.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를 찾는 업무의 특성상 기업 시스템을 잘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헤드헌팅은 국내뿐 아니라 외국회사들을 대상으로도 이뤄진다”며 “외국인 고객들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외국어 능력은 헤드헌터가 갖춰야 할 능력”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가 헤드헌터로 빠르게 인정받은 비결은 우수한 영어와 프랑스어 구사 능력.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항공승무원으로 일하면서 기른 외국어 능력과 세계 각국을 다니며 견문을 넓힌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외국회사와 일을 할 때 헤드헌터는 그 나라의 문화에 빨리 적응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사람과 일할 때는 작은 계산 실수도 하지 않게 조심해야 해요. 미국 사람들은 대체로 계산에 민감합니다. 작은 계산 실수라도 하게 되면 부정적 인상을 줄 수 있지요.”(유 대표)

인맥은 도움 줄 때 만들어져


많은 사람을 만나는 직업인 헤드헌터. 어떻게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인맥을 ‘관리’하진 않아요. 제게 걸려오는 전화 10통 중 7통은 제게 부탁하는 전화예요. 전 아무리 바빠도 부탁을 들어주려고 노력하죠. 그러다 보니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지더라고요.”(유 대표)

헤드헌터는 개개인의 특징과 능력을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회사와 개인의 장단점을 면밀하게 조사해서 최상의 조합이 나왔을 때 연결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심리학적 방법을 동원해 사람의 내면까지 파악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중요하답니다. 헤드헌터를 꿈꾸는 학생이라면 심리학 분야에 관심을 가져보세요.”(유 대표)

글·사진 공혜림 기자 hlgong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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