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중국 최고의 부호 ‘마윈’, 그에겐 商人의 피가 흐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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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은 어떻게 부를 축적하는가/소준섭 지음/372쪽·1만8000원·한길사

2014년 중국 인터넷 쇼핑몰 업체 ‘알리바바’의 최고경영자 마윈(馬雲)은 중국 최고 부자에 올랐다. 알리바바 주식의 8%를 가진 마윈의 재산은 207억 달러(약 24조 원)에 이른다. 2014년 기준으로 알리바바를 통한 거래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에 이르고, 중국 온라인 거래의 약 80%가 알리바바 계열사를 통해 이뤄진다.

원래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절대 강자는 1999년 중국에 진출한 이베이였다. 하지만 이베이는 사이트에 등록하려는 중국인들에게 영문 이름을 요구했다. 상품 등록이나 매매도 유료였다. 하지만 알리바바 계열사인 ‘타오바오 닷컴’은 이런 불편함과 수수료를 없앴다. 여기에 타오바오는 토론 공간을 만들어 상품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제공했다. 누구나 쉽게 물건을 살 수 있는 시스템은 마윈의 탁월한 상업적 감각에서 나왔다.

이 책은 마윈 같은 부호가 탄생할 수 있었던 중국인의 ‘상업 유전자’를 역사적으로 살핀다. 저자는 중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현재 국회도서관 중국 담당 조사관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최근 급속하게 증대되는 중국의 부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역사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한다.

책은 전한(前漢)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중국 부의 역사를 개괄한다. 사마천 ‘사기’의 ‘화식열전(貨殖列傳)’에는 ‘천하 사람들이 즐겁게 오가는 것은 모두 이익 때문이며, 어지럽게 오가는 것도 모두 이익 때문’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엔진 바이두의 리옌훙(李彦宏) 회장은 성공 비결에 대해 “기술 자체는 유일한 결정적 요인이 아니다. 상전(商戰)의 책략이야말로 승패를 결정하는 진정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자본주의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라는 중국인의 특성을 파고든 책이다. 하지만 현대 중국의 성장이 문화와 역사적 전통 이외에 많은 인구와 거대한 시장 덕분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중국인은 어떻게 부를 축적하는가#마윈#알리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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