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오자와+하루키〓거장이 주는 짜릿한 공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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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오자와 세이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권영주 옮김/364쪽·1만4000원·비채

음악과 문학은 하나의 감각만을 사용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클래식 음악과 순수문학은 그 감각을 사용할 때 상당한 집중력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와 문학 거장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담집은 명사들의 이름값 말고도, 이렇게 ‘통한다’는 것 때문에 주목을 끈다.

두 사람의 대화는 클래식에 집중됐다. 음악을 틀어놓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무라카미는 오자와가 지휘한 브람스 교향곡 제1번 실황 연주를 들으며 호른 연주에 감탄하고 편집된 부분을 찾아내는 등 클래식에 대한 뛰어난 감각을 보여준다. 유명 지휘자들에 대한 ‘뒷담화’도 재미나다.

“레니(뉴욕 필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의 말로는… 미국 사람의 평등지향 같은 면이 있었어요. 그런데 오케스트라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다 보니 훈련시키는 걸 할 수 없는 거예요. 카라얀(베를린 필 지휘자) 선생은… 자기가 추구하는 소리와 오케스트라가 내는 소리가 다르면 좌우지간 오케스트라가 나쁜 거예요.”

두 사람은 악보 해석부터 오케스트라에 대한 상세한 이해까지 폭넓은 대화를 주고받는다. 전문적 내용이지만 편안한 대화체로 써서 어렵지 않게 읽힌다.

무라카미가 “음악과 마찬가지로 문장도 리듬감이 있어야 훌륭한 글”이라며 ‘글쓰기의 철학’을 밝히는 대목에선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서주, 말러 교향곡 2번 ‘부활’ 등 책에 나온 곡을 직접 들으면서 읽으면 더욱 생생할 것 같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클래식#스트라빈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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