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순한 말투로 毒舌… 대중을 위한 경제학 입문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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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강의/장하준 지음·김희정 옮김/496쪽·1만6800원·부키

‘나쁜 사마리아인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등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밀리언셀러 경제학자인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쓴 일반인을 위한 경제학 입문서다. 영국 출판사 펭귄이 펠리컨북스 시리즈를 25년 만에 복간하면서 낸 첫 책이다. 영국에선 5월에 나왔다. 원제는 ‘Economics, The User's Guide’.

장 교수는 이 책에서 신자유주의와 신고전파 경제학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내용은 쉽고 말투는 순하지만 나의 책 중 가장 래디컬(급진적)하다”고 자평했다.

시장 만능을 설파하던 신자유주의와 이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해 온 신고전파 경제학은 2008년 세계를 휩쓴 금융위기 이후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1929년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금융위기가 터졌는데도 대부분 경제학자는 그 원인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주류 경제학의 주장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비판하는 데 머물지 않고 신자유주의를 부추긴 주류 경제학의 사고 구조와 이론적 문제점을 파헤친다. 그러면서 경제학의 정의, 개념, 방법론까지 근본부터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2부 12장으로 구성돼 있다. 1부 ‘경제학에 익숙해지기’에서는 30년가량 경제학계의 주류가 돼 온 신고전파와 함께 오스트리아, 행동주의, 고전주의, 개발주의전통, 제도, 케인스, 마르크스, 슘페터 등 9개 주요 경제학파의 장점과 한계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2부 ‘경제학 사용하기’에서는 여러 경제학의 다양한 관점과 방법론을 현실 경제를 이해하는 데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저자는 “특정 경제 상황과 도덕적 가치, 정치적 목표하에서 어떤 경제학적 시각이 문제 해결에 가장 도움이 되는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책임 있는 시민이라면 어느 정도 경제학 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김상철 전문기자 sckim007@donga.com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경제학#신자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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