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인생 후반부, 용감하게 老化를 보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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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갈 용기/기시마 이치로 지음/노만수 옮김/388쪽·1만6000원·에쎄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윌리엄 새들러 지음/김경숙 옮김/320쪽·1만4900원·사이출판사

“거만하기 그지없어 늘 자신이 중요한 역할을 하려는 사람이 있다. 아들러는 지적한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평생 어떻게 하면 자신이 남들보다 우월해질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에만 몰입한다.’ (…) 나이가 든다는 것은 어쩌면 그런 거만함으로 자신을 과대포장해가며 타자에게서 인정받고 싶은 투쟁 욕구를 절제해 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미움 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마 이치로가 이번엔 ‘늙어갈 용기’에 대해 말했다. ‘미움 받을 용기’에서처럼 ‘늙어갈 용기’에서도 저자는 철학자 알프레트 아들러의 심리학을 바탕으로 나이 든다는 것에 대해 성찰한다.

책은 아픔과 늙음, 죽음 등을 키워드로 삼아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고령화 시대, 지난 세기보다 길어진 인생 후반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기시마 이치로는 다양한 각도로 조명한다. 가령 노화와 함께 수반되는 질병에 대해 저자는 ‘불안에는 목적이 있다’는 아들러의 말을 인용하며 생각을 펼쳐 나간다. ‘불안에는 목적이 있다’는 것은 어떤 과제를 회피하려는 ‘목적’ 때문에 불안이라는 감정을 짜낸다는 의미다. 저자는 병들었다고, 나이 듦의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고 해서 인생의 과제를 피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질병에 걸린 사람이 병을 대하는 방식은, 그가 지금껏 삶의 여러 문제에 대처하는 방식과 같다는 것이다.

21세기는 앞선 세대와 달리 장수혁명으로 긴 노후를 맞이하게 됐다. 나이 든다는 것에 대해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졌느냐에 따라 인생 후반부의 삶의 질이 결정된다. 동아일보DB
21세기는 앞선 세대와 달리 장수혁명으로 긴 노후를 맞이하게 됐다. 나이 든다는 것에 대해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졌느냐에 따라 인생 후반부의 삶의 질이 결정된다. 동아일보DB
저자는 ‘자기주도 노화’를 말한다. 나이 든다는 것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니지 말고 적극적으로 맞서라는 것이다. 자칫 닫아놓기 쉬운 대인관계나 죽음에 대한 공포에 대해 저자는 ‘살아있다는 의미는 결국, 그것. 죽을 수 있다는 것’이라는 존 쿠체(200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말을 인용하며 능동적인 자세를 가질 것을 주문한다.

개정판으로 선보인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도 중년 이후의 삶에 대해 ‘성장 잠재력’을 설파한다. 하버드대 성인발달연구소에서 중년 남녀 50여 명을 심층 추적한 보고서인 이 책은 중년기를 ‘제2차 성장’의 시기라고 규정한다. 청소년기인 제1연령기와 사회에 정착하는 20, 30대 시기인 제2연령기가 제1차 성장이라면 중년기에 제2차 성장 시기인 제3연령기(‘서드 에이지’)로 들어선다는 것이다. 이후 성공적인 노화를 추구하는 ‘제4연령기’가 우리 인생의 마지막 시기가 된다.

‘서드 에이지…’의 저자 윌리엄 새들러는 다양한 임상실험을 통해 제2차 성장을 위한 삶의 원칙을 6가지로 정리했다. △중년의 정체성 확립 △일과 여가활동의 조화 △용감한 현실주의와 성숙한 낙관주의의 조화 △자신과 타인에 대한 배려의 조화 △진지한 성찰과 과감한 실행의 조화 △자신만의 자유와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의 조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6가지 원칙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중년의 시기에 ‘일과 여가활동’ ‘현실주의와 낙관주의’ 등 이율배반적으로 보이는 요소들을 균형 있게 통합해야 ‘서드 에이지’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두 책 모두 인생 후반을 앞두고 갖춰야 할 마음의 자세를 담았다는 점, 이전과는 다른 삶의 태도를 강하게 요청한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용기#후반부#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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