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어린 유령 노랫소리…겁에 질린 시골 마을

phoebe@donga.com2018-09-25 2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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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비가 오고 있어요… 비가 쏟아지고 있어요…”

밤마다 들려오는 소름 끼치는 동요 소리. 벌써 1년째다. 영국의 시골 마을 입스위치에 사는 앨리스 랜들(Alice Randle) 씨는 매일 밤 들리는 아이 노랫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공포영화에 들어간 게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들었다.

앨리스 씨는 최근 인디펜던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이 소리로 노래를 부릅니다. 그것은 너무 잊히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공포영화 ‘나이트메어’에서 나온 것과 같다고 말했어요.”

‘밤 공연’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됐다. 때로는 노랫소리가 몇 시간 동안 이어지기도 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한 여성은 입스위치 스타에 “정말 무서웠다. 저녁 내내 들었다. 새벽 1시, 새벽 2시, 새벽 4시 산발적으로 들렸고, 가끔 한번만 들리기도 하고, 연주가 반복된 적도 있다. 지난번에는 몇 시간 동안 들렸다. 정말 끔찍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럴 만한 것이 1912년 출판된 이 동요엔 다소 어두운 결말이 담겨 있다.

“비가 오고 있어요. 비가 쏟아지고 있어요.
노인이 코를 골아요.
그는 머리를 부딪치고 잠자리에 들었어요.
그리고 아침에 일어날 수 없었어요.”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정말 아이 유령이라도 있는 것일까. 몇 달 동안 소리의 정체를 알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앨리스 씨는 마침내 올해 7월 입스위치 자치구의회 의장에게 연락했다.

입스위치 의회 대변인은 처음에는 믿기 어려웠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모든 불만 사항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소음의 정체를 파헤치기로 했다고 입스위치 스타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시행착오 끝에 의회 측은 몇 마을에서 백 미터 떨어진 산업단지 근처 창고에서 유령 동요의 원천을 발견했다. 녹음된 아이 목소리가 창고 안 스피커에서 재생되고 있었던 것.

BBC에 따르면, 창고 안에 보안 경보 시스템을 설치했는데, 이게 밤마다 오작동한 것이다. 이 시스템은 동작 센서에 침입자가 감지되면 동요가 울려 퍼지게 설계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동작 센서 주변에 거미줄이 쳐졌고, 거미가 움직일 때 모션 센서가 활성화돼 노래가 시작된 것이다.

앨리스 씨는 노랫소리의 정체를 알게 돼 천만다행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것은 엄청난 안도감을 준다. 이제부터 제대로 잠잘 수 있길 고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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