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13명 수갑 채워 더러운 집에 가두고 굶긴 부모

phoebe@donga.com2018-01-16 17: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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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사이드 카운티 보안국
영양실조로 죽어가던 형제자매 13명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한 더러운 집에서 구조됐습니다. 일부는 사슬과 자물쇠로 침대에 묶여 있었습니다. 가해자는 다름 아닌 이들의 부모였습니다.

1월 16일(현지시각) CNN 등 언론은 캘리포니아 경찰이 데이비드 알렌 털핀(David Allen Turpin‧57)과 루이스 안나 털핀(Louise Anna Turpin‧49) 부부를 고문과 아동 학대 혐의로 체포했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사건 체포 당시 2~29세 사이의 자녀 13명이 로스앤젤레스 남동쪽 페리스에 있는 집에서 발견됐다고 전했습니다. 일부는 쇠사슬에 묶여 있었습니다.

리버사이드 보안국 경찰은 성명서를 통해 “피해자 중 한명이 가까스로 집을 탈출해 신고했다”라며 “소녀는 12명의 형제가 부모에게 붙잡혀 집 안에 갇혀 있다고 했다”라고 전했습니다.

ⓒ CNN의 계열사 KABC 화면 캡처
신고한 소녀는 17세였지만 10살 정도로 보일 정도로 작고 쇠약했다고 합니다. 집안에 있던 형제자매들은 모두 영양실조 상태였으며 매우 더러웠다고 합니다. 모두 어린이처럼 보였지만, 놀랍게도 이 중 7명은 18세 이상 이었습니다.

털핀 부부는 리버사이드 로버트 프레슬리 구치소로 이송됐습니다. 보석금은 각각 900만 달러(한화로 약 95억 6000만 원)로 책정됐다고 보안관 사무국이 밝혔습니다.

탈출한 자녀 중 아동 6명은 모레노 밸리의 리버사이드 대학 보건 시스템 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성인 자녀 7명은 코로나 지역의료 센터에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교육부 웹 사이트에 따르면 아버지 데이비드 털핀은 샌드캐슬 데이 학교의 교장으로 표기돼 있습니다. 학교 주소는 그의 집 주소이며, 1학년에서 12학년까지 있는 사립 학교로 적혀 있습니다.

이웃 주민들은 대가족이 그 집에 살았다는 건 알았지만, 아이들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페이스북 @David and Louise Turpin
페이스북 @David and Louise Turpin
한 이웃은 CNN의 계열사 KABC에 “부모가 체포되고 아이들이 잠옷으로 집에서 나오는 걸 봤다”며 “아이들은 태양을 보지 못했던 것처럼 매우 창백했고, 대부분이 골격이 작은 여자 아이들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웃 킴벌리 메간 씨는 “나는 아이들이 모두 12살쯤 되는 줄 알았다. 모두 영양실조에 걸린 것 같았고 창백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제니퍼 루나 씨는 “너무 슬프고 끔찍한 일이라서 믿을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털핀 가족은 지난 2010년 페리스로 이사 왔습니다. 그리고 다음 해 그들은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습니다. 당시 파산 절차를 담당한 변호사는 “부부가 아이들을 사랑스럽게 말하고 심지어 디즈니랜드에 다녀온 사진까지 보여줬다”라며 놀라워했습니다.

데이비드 털핀의 모친은 과거 손자 손녀들과 함께 휴가를 보냈고, 학대의 징후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011년, 2013년, 2015년 있었던 부부의 결혼 갱신 서약식에 참석한 자녀들은 정장을 입고 부모를 축복했습니다. 당시 찍은 사진이 털핀 부부의 소셜미디어에 올라와 있습니다.

경찰은 성명서에서 털핀 부부가 자녀를 학대하고 가둔 동기를 상세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경찰 대변인은 더 이상의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겠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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