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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과 J노믹스

총학생회장 출신 편의점주가 본 최저임금 논란

민중 뒤통수치는 부메랑 정책 목도 중

  • | 곽대중 전남대 31대(1999년) 총학생회장

총학생회장 출신 편의점주가 본 최저임금 논란

  • 철없는 이들은 “자영업의 당연한 구조조정이다” “망할 가게는 망하게 내버려두라”고 말한다. 이들의 목소리에 ‘사람’의 온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사람이 먼저’라는 구호는 어디로 갔으며, 그토록 목 놓아 사랑한다던 민중은 어디로 갔는가. 잘려나간 사람들은 지금쯤 어디에서 무엇을 할까.
필자가 8월 6일 편의점 매대에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필자가 8월 6일 편의점 매대에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처음 편의점을 하겠다고 창업 전문 컨설턴트를 찾아간 날을 기억한다. 내가 문을 열 점포의 위치와 면적을 묻기에 말해줬더니 “그럼 스리도어 워크인 정도는 들어가겠고…”라는 것이다. 

“워크…. 뭐라고 하셨죠?” 

“워크인이요, 워크인! 편의점에서 사람이 들어가 일하는 냉장고를 워크인이라고 합니다.” 

“네? 뭐라고요? 냉장고 안에 사람이 들어간다고요? 어떻게요?!” 

내가 그런 사람이었다. 편의점 냉장고는 사람이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근무자가 냉장고 안에 들어가 뒤에서 제품을 집어넣는다는 사실마저 그때야 처음 알았다. 그렇게 편맹(편의점+맹인)이던 내가 점주가 된 지도 어느덧 6년의 시간이 흘렀다. 

오픈하기 열흘 전쯤 이런 일도 있었다. 물류업체 영업사원이 찾아와 거래를 원한다기에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을(乙)로서 당한 서러움을 만회할 겸 “당신 회사에서 취급하는 상품 전체 목록을 보고 싶소”라고 목소리에 잔뜩 힘을 줘 말하니 난색을 표한다.


좌충우돌 얼치기 초보 점주

“정 보고 싶으시다면 발주 사이트 상품 마스터를 열어드릴 수는 있습니다만 그걸 출력해 오라고 하시는 건 좀….” 

잔말 말고 출력해 오라고 했다. 그랬더니 A4용지로 300장쯤 되는 출력물을 가져왔다. 거의 백과사전 수준이다. 그 회사의 상품 마스터에는 1만 종류가 넘는 상품이 있었다. 

초도물품(새로 연 매장에 처음으로 들어가는 물건)으로 편의점에 도착한 상품을 보니 입이 떡 벌어졌다. 내가 운영하는 편의점은 그나마 매장 앞 공터가 좀 넓은 편인데 그곳에 박스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5t 트럭으로도 모자라 3.5t 트럭이 한 번 더 왔다. 상품 종류가 3000가지쯤 된다고 했다. 내가 이 많은 제품의 이름을 어찌 외우나, 정신이 아득했다. 

6년이 지난 지금 나는 편의점 조끼를 입고 카운터에 앉아 이 글을 쓴다. 워크인에 들어가면 도대체 어떤 제품을 어디에 채워 넣을지 몰라 몇 시간이나 허둥거리며 오들오들 떨던 내가 지금은 워크인 1단 첫 번째 제품부터 3단 마지막 제품까지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 순서대로 적어낼 수 있다. 각 제품의 재고 수량마저 전산 데이터를 확인해보지 않고도 거의 정확히 가늠한다. 그렇다고 내가 ‘편의점 업계의 고수’쯤 됐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그저 내 가게에 대해서만 그 정도로 통달했다는 말이다.


“편의점은 자리가 깡패”

최저임금 이슈로 편의점 업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마치 편의점만 직격탄을 맞은 것 같은 분위기다. 

대학 시절 운동권이었고, 대학을 나온 후 시민단체에서 상근자로 일했고, 여러 매체에 글을 써왔고, 나중에 중국에 건너가 사업을 하기도 했고, 사업이 망하고 들어간 직장에서 홍보 관련 업무를 맡았던지라 친분 있는 기자가 제법 있다. 한동안 연락이 없더니 갑작스레 안부를 묻기도 하고, 인터뷰를 하자고 회유(?)하기도 한다. 

최근 이슈와 관련하자면 사실 나는 이런 글을 쓸 자격이 없다. 내가 운영하는 편의점은 매출로 따지면 상위 10% 이내에 들어가는 점포다. 빌딩 구내에 들어가 있어 24시간 영업을 하지도 않는다.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쉰다. ‘알바’는 3명만 고용하고 있어 최저임금 인상으로 그리 큰 타격을 입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말하면 “와, 그런 엄청난 점포를 도대체 어떻게 구했어?”라고 모두들 부러워하지만, 창업 초기에 나는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고 쉬는 날이 많은 우리 편의점을 대단히 마뜩잖게 여겼다. 빨리 돈을 벌고 싶은데, 빚을 갚아야 하는데, 밤에는 문 닫고 달력에 빨간 색깔로 표기된 날에는 모두 쉬어야 하니 애간장이 탔다. 특히 2월이나 5월, 10월처럼 공휴일이 많은 달에는 정말 죽을 지경이었다. 남의 속도 모르고 부러워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한숨이 나왔다. 

지금은 내가 가진 행운에 고마워한다. 비록 ‘대박’은 터뜨리지 못했어도 안정적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남이 쉴 때 같이 쉬면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편의점을 하면서 새삼 깨달았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일반적인 편의점 점주들의 고충을 대변할 입장에 서 있다고는 감히 말하지 못한다. 

다만 나는 지금껏 6년의 편의점 경력 가운데 4년을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 편의점으로 운영했으며 대기업 프랜차이즈로 전환해 현재 2년차를 맞았기에 개인과 프랜차이즈의 차이와 장단점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편의점주 이상으로 알고 있다고 자신한다. 또한 그동안 다양한 상권에서 4개의 편의점을 운영했고, 편의점 점주들의 온·오프라인 모임에 두루 참여하면서 어느덧 편의점 컨설턴트 역할까지 하니 일정한 발언권은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이것부터 이야기하자. 최저임금 이슈와 관련해 자영업 업종이 많고 많은데 왜 유독 편의점에만 관심이 집중되는 것일까. 편의점 점주들이 유난히 호들갑을 떠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간단하게 근거를 찾자면 “편의점은 점주의 노력 여하에 따른 매출 상승 가능성이 가장 낮은 업종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정부 말고 대기업과 싸워라?

8월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편의점 가맹점주 현장소통 간담회. [뉴스1]

8월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편의점 가맹점주 현장소통 간담회. [뉴스1]

예컨대 식당 같으면 최저임금이 올라가고 외부 환경의 변동 요인이 생기면 원재료를 조금 줄인다든지, 새로운 메뉴를 개발한다든지, 서비스 품질을 강화한다든지 해 매출을 늘리거나 비용을 줄여나가는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편의점은 속된 말로 ‘자리가 깡패’인 업종이다. 점주가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매출이 갑자기 올라가지 않는다. 프랜차이즈 편의점은 점주가 상품 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도 없다. 외부적 도전이 밀려와도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성격을 가진 것이다. 그런 마당에 인건비가 올라가게 됐다. 매출은 제자리거나 경기 침체와 과당경쟁의 영향으로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인데 지출만 늘어나게 생겼으니 어느 업종보다 인건비 상승의 충격을 크게 받는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편의점 점주들의 아우성이 이어지자 “대기업과 건물주에게는 끽소리도 못 하는 주제에 정부에만 항의한다”고 거칠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언론이 을과 을의 싸움을 부추긴다”고 분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영업을 하지 않았으면, 편의점을 하지 않았으면, 나도 예전의 운동권 마인드로 간단히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얼마나 현실을 무시한 이야기인지 경험을 통해 안다. 

앞에서 ‘대기업’이라 함은 편의점 프랜차이즈 본사와 신용카드 회사를 이르는 말이렷다. 그러니까 무지막지한 로열티를 떼어가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싸우고, 지독한 가맹점 수수료를 떼어가는 신용카드 회사하고나 싸우라는 말이다. 두 가지 다 현실을 모르는 말이다. 우리나라 편의점 프랜차이즈의 본사 로열티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지 않고,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이나 대만 편의점 프랜차이즈의 경우 매출이익에서 본사가 가져가는 배분율이 보통 50~60% 수준이다. 한국은 20~40%로 오히려 낮다.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지만, 그러니까 한국에서는 그것이 오히려 편의점이 난립하는 이유가 됐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도 한국은 0.8~2.5% 수준으로 미국, 일본, 유럽 등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다. 게다가 한국은 신용카드 수수료의 일정 부분을 부가가치세로 환급받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독특한 제도까지 갖췄다. 

‘건물주’ 관련 부분 또한 그렇다. 세입자가 건물주와 대립하다 망치를 휘둘러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되기도 하는 등 갈등이 심각한 것으로 보도되지만, 어쩌면 그것은 ‘개가 사람을 물면 기사가 되지 않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기사가 되는’ 공식처럼 특별한 사례다. 

물론 어느 누구 하나 억울한 사례가 없어야겠으나, 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세입자들의 마음은 과거에 비해 한결 편안해졌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임대차 계약의 기본 갱신청구기간(5년)을 지났을 때의 불안감이 훨씬 커진 것도 사실이고, 애초에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높게 설정해버려 목 좋은 자리의 임대료 부담이 더욱 높아진 부작용도 눈에 뜨인다. 내친김에 정부에서는 임대차 기간을 기본 10년으로 늘려준다는데, 그것은 과연 약일까, 독일까? 마냥 기쁘게 들리지만은 않는다.


담배, 편의점의 계륵

자, 그럼 편의점 매출에서 인건비는 과연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할까. 편의점을 시작하고 나서 지인들이 넌지시 묻는 말 중 가장 많은 것은 “하루 매출이 어느 정도나 돼?”다. 어쩌면 가장 본질적인 궁금증일 것이다. 나는 장사꾼이다. 어찌 매출을 공개하겠는가. 그럴 때마다 화제를 돌려 편의점의 매출이익률(매익률)에 대해 알려준다.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L캔커피의 판매가격은 900원인데, 편의점 점주가 본사에서 이 물건을 받아오는 가격은 330원이다. 그러니까 원가의 곱절에 달하는 이익을 취하는 셈이다. 물론 L캔커피의 매익률이 유독 높기도 하지만,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음료수의 매익률은 대개 50~60% 수준에 이른다. 1000원 어치를 팔면 500~600원을 남기는 식이다. 

과자는 이보다 약간 낮지만 30~40% 매익률이고, 소주나 맥주 같은 주류의 매익률도 그 정도 수준이다. 김밥이나 도시락 같은 신선 음식은 유통기한 내 판매하지 못하면 폐기해 손해를 보는 문제가 발생하지만 어쨌든 30~35%의 매익률에 들어온다. 게다가 편의점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는 가맹점에서 폐기하는 프레시 푸드의 일정 부분을 지원금으로 지급해준다.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우와, 편의점은 폭리를 취하는구나!” 하면서 깜짝 놀란다. 여기까지의 평균치로 따지면 편의점은 40~50% 정도의 매출이익을 남긴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확한 통계가 있는 것이 아니고 매장별 편차도 제법 심하지만 서울시 편의점의 평균적인 일매출은 150만~200만 원 수준이다. 월매출로 따지면 5000만~6000만 원 되는 셈이다. 여기서 매출이익이 40~50%로 2000만~3000만원 쯤 버는 줄 안다. 만약 그렇다면 하루에도 편의점이 수십 개씩 폐업하고 점주가 매출을 비관해 자살하는 사태가 왜 발생하겠나. 

담배가 끼어들면서 편의점 매출에는 대반전이 일어난다. 담배의 매익률은 고작 9%다. 대부분 손님이 신용카드로 담배를 구입하다 보니 실질적인 매익률은 7% 수준에 머문다. 4500원짜리 담배 하나 팔아봤자 남는 이익은 300원 정도에 불과하다. 그것을 다시 본사와 배분하니 편의점 점주 입장에서 담배 한 갑의 최종 이익은 100~200원 선이다.


‘알바’보다 적게 번다

만인을 만족시키는 정책은 있을 수 없지만 민중을 위한다는 선의가 민중의 뒤통수를 치고 있다. [뉴스1]

만인을 만족시키는 정책은 있을 수 없지만 민중을 위한다는 선의가 민중의 뒤통수를 치고 있다. [뉴스1]

그런데 이런 담배가 편의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게는 30%, 많게는 60%에 달한다. 편의점마다 매출이익률을 쉽게 따질 수 없는 이유가 담배의 판매 비중에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월매출 1억 원을 올리는 매장이라고 해도 담배 매출이 60%에 이르면 업계에서는 ‘개털’이라 하고, 월매출이 5000만 원 정도라고 해도 담배 매출 비중이 현격히 낮으면 이익률 높고 관리하기도 수월한 알짜배기 매장으로 여긴다. 

그럼 담배를 안 팔면 되지 않느냐? 담배는 편의점의 주요한 미끼 상품으로, 담배권이 없는 편의점은 아예 창업을 포기해야 할 정도다. 담배를 포함하면 편의점의 매익률은 20~30% 수준으로 뚝 떨어진다. 월매출 5000만~6000만 원을 올리는 편의점이라면 매출이익은 1000만~2000만 원 정도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프랜차이즈 편의점은 매출이익을 본사와 배분한다. 프랜차이즈 편의점 계약 조건은 가맹점마다 천차만별이다. 크게 보아 가맹점주가 건물주이거나 점포를 직접 임차한 경우, 본사에서 임차한 경우로 나뉜다. 전자를 ‘완전가맹’, 후자를 ‘위탁운영’이라는 식으로 부른다. 전자인 경우 20~40%, 후자인 경우 50~70% 정도를 본사 몫으로 가져간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이 잘 모르는 내막이 있다. 본사와 협상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똑같은 가맹 타입이라도 배분율에 10% 정도 차이가 존재한다. 또 이동전화 가입자들이 통신사를 갈아타듯 혹은 프로야구 선수가 이적료를 받고 소속 팀을 옮기듯 본사와 계약기간이 끝나면 좀 더 나은 배분율로 브랜드를 바꾸기도 하고, ‘일시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수천만 원(혹은 억대에 이르는) 지원금을 받기도 한다. 그날을 바라보며 기본계약 5년을 버티는 점주도 적잖다. 

사정이 이렇게 복잡하니 요즘 일부 사람들이 하는 말대로 “편의점 프랜차이즈는 본사에서 60~70%를 갈취해간다”고 거칠게 말할 수 없다. 게다가 편의점은 빵집이나 카페에 비해 초기 투자비용이 현격히 적고 실패의 확률도 낮은 업종인데, 그 정도의 수수료를 과연 ‘갈취’의 수준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계약 조건은 다양하지만, 계산해보자면 1000만~2000만 원의 매출이익 가운데 점주가 가져가는 몫은 극단적인 경우 300만~400만 원, 보통은 700만~1000만 원 수준이다. 거기에서 임차료와 전기료, 인건비 등을 빼야 한다. 임차료를 가맹점주가 전부 내는 경우가 있고, 본사에서 절반 정도 지원하는 경우도 있고, 본사가 전액을 내는 경우도 있다. 몹시 복잡하지만 전기료도 그렇다. 다만 거의 일률적인 추산이 가능한 항목이 바로 인건비다. 

편의점 인건비는 점주가 평일 12시간을 근무하고 주말에는 쉰다고 가정할 때 최소 300만~400만 원 정도 투입된다. 점주가 더 열심히 일하면 되지 않으냐고 건조하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이상 일하면 죽으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점주가 알바보다 더 적게 가져간다”는 아우성도 그저 엄살만은 아니다. 실제로 하루 10시간 정도를 일하는 어느 편의점 점주에게 매월 집에 가져다주는 최종 순수익을 물으니 “적을 때는 150만 원, 많을 때는 300만 원 정도”라고 했다. 이것을 시급으로 환산해보고, 거기에 주휴수당이나 4대보험, 퇴직금 등을 감안하면 그 점주는 차라리 다른 편의점에서 알바를 뛰는 편이 나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금 전국 거의 모든 편의점이 이런 실정이 됐다.


잘려나간 알바의 행방

문제는 상황이 이렇다는 사실을 예비 편의점 점주들이 다 알고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무서운 현실의 그늘이다. 과거에는 편의점 프랜차이즈마다 신규 개발팀에 할당량이 있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점포를 확장하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도 메이저 브랜드끼리 경쟁은 치열하지만, 과거처럼 눈속임을 한다거나 매출이 저조할 것이 뻔한 점포를 일부러 떠넘기는 식으로 신규 확장하는 사례는 눈에 띄게 줄었다. 

가맹사업법이 강화돼 기존 점포를 인계하는 경우 본사는 예비 창업자에게 매출 데이터를 온전히 공개해야 하고, 신규점의 경우 인근 점포의 매출 현황을 제공해야 한다. 나도 프랜차이즈에 가맹하면서 비록 점포 이름은 블라인드 처리를 했지만, 반경 수㎞ 내에 있는 동일 브랜드 점포의 매출을 보여주는 것을 보고 살짝 놀랐다. 나중에 보니 그 매출 자료는 거의 틀림이 없었고, 어느 정도 편차와 시차는 있지만 예상 매출도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대체로 예비 점주들이 이 정도 점포에서 어느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가늠하고 있다. 굳이 본사의 자료가 아니더라도 요즘엔 인터넷 커뮤니티가 워낙 발전해 편의점을 하면 얼마를 번다는 것 정도는 검색을 통해 금방 알 수 있다. 그 수익이 변변치 않다는 사실도 분명히 안다. 그럼에도 오늘도 수많은 사람이 편의점 창업의 길로 들어서는 중이다. 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 

그것은 필자가 이 지면을 통해서 말할 수 있는 범위를 뛰어넘는다. 오늘도 수많은 사람이 수익이 적을 줄 알면서도 자영업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현실. 당연히 그것은 ‘구조’의 문제에 닿는다. 

무엇이 답일까. 한때 나는 혁명을 꿈꾸며 살았다. 세상은 무조건 뒤집어엎으면 되는 줄 알았다. 좋은 정책을 펼치면 당연히 민중이 호응해주고, 그렇게 세상은 천국으로 변해갈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손바닥만 한 가게이지만 자영업자로서 명색이 ‘사장’ 노릇을 해보고 나서, 세상은 그리 만만찮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는 중이다. 어떤 정책이든 햇볕이 있으면 그늘이 있게 마련이고, 만인을 만족시키는 정책이란 있을 수 없지만, 민중을 위한다는 선의가 엉뚱하게 민중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사례를 조용히 목도하는 중이다.


박수갈채 받을 줄 알았을 것

평일과 주말을 합쳐 ‘알바생’ 7명을 고용하던 편의점 점주 Y는 올해부터 알바 인원을 5명으로 줄였다. 내년에 시급이 또 오르면 시골에 계신 어머니를 올라오시게 해 주말 한 타임이라도 부탁드리고, 자신의 근무시간을 늘리고, 알바는 3명 정도로 줄여보겠다고 한다. 이것을 혹자는 “자영업의 당연한 구조조정”이라고 말하고, 철없는 사람들은 “망할 가게는 망하게 내버려둬야 한다”고까지 말한다. 이들의 목소리에 ‘사람’의 온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사람이 먼저’라는 구호는 어디로 갔으며, 그토록 목 놓아 사랑한다던 민중은 대체 어디로 갔는가. 잘려나간 사람들은 지금쯤 어디에서 무엇을 할까. 물론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을 주도한 사람들이 일부러 이러한 결과를 의도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자신들은 박수갈채를 받을 줄 알았는데 현실이 예상과 빗나가며 오히려 돌팔매를 맞고 있으니 당황스럽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정치란 어려운 법이다.


총학생회장 출신 편의점주가 본 최저임금 논란
곽대중
● 1974년 광주 출생
●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중퇴
● 전남대 31대 총학생회장
● 북한전문매체 ‘데일리엔케이’ 논설실장
● 이연홀딩스 중국사업본부장
● 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 연구위원
● 저서 : ‘우리에게 중국은 무엇인가’ ‘김종인 사용설명서’ 등
● 現 GS25 편의점 운영 중


신동아 2018년 9월 호

| 곽대중 전남대 31대(1999년) 총학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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