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KF-16’ 개량사업 업체 엉터리 선정… 1000억 날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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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업체와 계약 강행했다 취소… 감사원 “사업 4년 지연… 예산 낭비”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KF-16(사진) 성능 개량 사업 과정에서 방위사업청이 멋대로 업체를 선정해 일정이 4년이나 지연되고 약 1054억 원의 예산을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감사원의 ‘KF-16 성능 개량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KF-16 성능 개량 사업은 미국 정부가 품질을 보증하는 정부 대 정부의 계약인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업체를 선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방산업체와 개별적으로 협상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런데도 방사청은 2012년 7월 낮은 가격을 써 낸 영국의 BAE시스템스를 일방적으로 선정했다. 업체 선정 과정에 평가 기준을 변경하는 등 특혜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정부는 BAE시스템스의 경험이 부족해 총사업비와 사업 기간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사업자를 록히드마틴으로 변경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미 정부와 최종 가격 협상이 완료되지 않자 방사청은 2013년 9월 1억8400만 달러(약 2156억 원)의 계약금을 1차로 미국 정부에 지불했다. 단지 예산 불용을 막기 위한 이유에서였다. 방사청은 같은 해 11월 방위산업추진위원회에 미 정부와 17억 달러(약 1조9924억 원)에 합의한 것처럼 허위 보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 정부는 최종 협상 과정에서 BAE시스템스와 사업을 지속하려면 총사업비로 미국 측에 24억 달러(약 2조8128억 원)를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예산이 초과되자 방사청은 해당 업체를 BAE시스템스에서 록히드마틴으로 변경해야 했다. 업체가 바뀌면서 미국은 24억 달러에서 19억 달러로 비용을 다시 산정했지만 사업 착수 시기가 2011년에서 2015년으로 4년이 늦어졌고 이미 BAE시스템스 측에 집행한 1054억 원은 날리게 됐다. 감사원은 업무를 담당했던 2명에게 해임 등 중징계 조치를 통보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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