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추정 필로폰, 탈북자-조선족이 밀반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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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단둥-두만강 접경서 구입… 945g 들여와 판매-투약 23명 검거

북한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는 필로폰을 한국에 들여와 거래하고 투약한 탈북자와 중국동포(조선족) 2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이용일)는 2014년 2월부터 올 3월까지 중국을 통해 북한산 추정 필로폰 945g을 밀수해 판매한 혐의 등으로 탈북자 최모 씨(53) 등 13명을 구속 기소하고 이를 구입해 투약한 강모 씨(33·여) 등 1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 중 탈북자는 14명, 조선족은 9명이다. 검찰은 이들로부터 북한에서 생산된 것으로 보이는 필로폰 810.7g과 투약에 쓰인 돌비늘(운모·雲母) 53개를 압수했다.

검찰은 함경남도 함흥이나 함경북도 청진에서 생산된 필로폰이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丹東)을 오가는 열차를 통해 중국으로 운반되거나 두만강 북-중 접경지역에서 북한 주민과 조선족 마약상 사이에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했다. 한국으로 들여올 때는 브로커가 몸속에 필로폰을 숨기거나 국제 택배를 이용했다. 검찰은 탈북자와 조선족 마약상으로부터 이런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 구속된 조선족 마약상도 단둥에서 탈북자로부터 북한산 추정 필로폰 805g을 건네받은 뒤 도라지 상자에 숨겨 인천항을 통해 한국으로 들여왔다.

이번에 압수한 필로폰을 북한산으로 볼 만한 증언과 단서도 확인됐다. 구속된 탈북자의 휴대전화에서는 함북 회령에 사는 북한 주민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있었다. 이 메시지에는 두만강 변에서 북한산 필로폰을 거래하기로 약속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북한산 필로폰은 순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이번에 압수한 필로폰의 순도도 95%였다. 검찰에 적발된 한 조선족 마약상은 북한산 필로폰의 인기를 악용해 탈북자를 사칭한 뒤 g당 15만 원짜리 중국산 필로폰을 북한산으로 속여 g당 50만 원에 팔기도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북한산#밀반입#필로폰#탈북자#조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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