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차장 교체… 靑 친정체제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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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장 김진섭, 2차장 최윤수… 안보실 비서관-차장검사 발탁
崔 2차장 황수경 아나운서 남편… 우병우 민정수석 서울대법대 동기

박근혜 대통령이 5일 국가정보원 1, 2차장을 전격 교체했다. 집권 4년 차를 맞아 국정원의 조직을 쇄신하고 남북 긴장관계 고조 속에 대북 정보와 수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정원 1차장에 김진섭 대통령국가안보실 정보융합비서관(58), 2차장에 최윤수 부산고등검찰청 차장검사(49)를 각각 내정했다. 국정원 후속 인사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해외 및 대북 정보 파트를 담당하는 국정원 1차장에 발탁된 김 내정자는 국정원 공채 출신으로 북한정보국장을 지낸 북한통이다. 김성우 대통령홍보수석비관은 “북한의 위협이 점차 거세지고 있는 엄중한 시기에 국가 안보에 대한 풍부한 식견과 역량을 바탕으로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비서관을 국정원 1차장으로 보낸 것은 임기 후반기 박 대통령의 친정 체제 강화와 조직 안정을 동시에 감안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북한의 4차 핵실험 징후를 파악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론이 불거진 것이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다만 정보당국 관계자는 “특정 사안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기보다는 국정원 조직 일신 차원에서 이뤄진 인사가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국정원 1, 2, 3차장과 기획조정실장 중 2014년 임명된 김수민 2차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 4월부터 근무해온 만큼 변화가 필요한 때가 됐다는 것이다.

대공수사 등 국내 파트를 담당하는 2차장 인사는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최 내정자는 사법시험 31회 출신으로 현 김수민 2차장보다 사시는 9년 후배이고 나이는 14세나 적다. 지난해 12월 검사장으로 승진한 지 2개월 만에 국정원 2차장으로 발탁한 점, 주로 검찰 ‘공안통’이 앉던 자리에 ‘특수통’을 배치한 것도 이례적이다. 정권 후반기 정보기관의 ‘누수’ 현상을 막고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지나친 연소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 내정자는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서울대 법대 84학번 동기다. 최 내정자가 사법시험은 2년 늦게 합격했지만 사석에선 말을 트고 지내는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수경 전 KBS 아나운서의 남편이기도 하다. 김 홍보수석은 “최 내정자는 투철한 공직관과 정보 분석력, 산업 기밀 유출 등 수사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우경임 기자
#국정원#차장#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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