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朴대통령, 12일 독립유공자 - 유족 오찬서…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되뇐 사연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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陸여사 즐겨듣던 ‘목련화’ 합창, 끝날때쯤 나지막이 “어머니…”
北 도발에 단호한 모습과 대조

북한의 지뢰 도발에 따른 남북 군사 대치를 풀기 위한 남북 고위급 접촉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에 단호한 ‘철(鐵)의 여인’이었다. 하지만 이런 박 대통령도 불의의 흉탄에 스러져간 뒤 40년 넘게 가슴에 묻어 둔 어머니 육영수 여사를 떠올리는 평범한 딸의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12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200여 명의 독립유공자와 유족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박 대통령은 독립유공자들과 유족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고, 참석자들은 “무한한 지지를 보낸다”며 건배를 제의하는 등 오찬장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26일 전했다.

오찬이 마무리될 무렵 박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참석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합창을 시작했다. 노래가 울려 퍼지는 순간, 박 대통령의 얼굴에선 웃음기가 사라졌다. 박 대통령은 합창 내내 고개를 들지 못하고 테이블 한쪽만 뚫어질 듯 응시했다고 한다. 참석자들이 부른 노래가 바로 고 육영수 여사가 평소 즐겨 듣던 ‘목련화’였기 때문이다.

‘오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모든 사람이 따라 불렀지만 박 대통령은 입을 떼지 못했다.

노래가 후렴구를 지나 끝나갈 즈음 박 대통령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옆 사람만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아주 작은 목소리로 그리운 어머니를 세 차례나 불러 본 것이다.

사흘 뒤가 어머니 기일이라 어머니 생각이 더 났을 것이다. 합창 자리에서 어머니를 나지막히 불렀던 박 대통령은 13일 어머니가 묻혀 있는 국립서울현충원을 조용히 찾아 참배했다고 한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박근혜#오찬#목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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