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표류 北어민 5명, 북한주민들 사이서 큰 화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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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 귀순한 3명은 노동당원… 역시 똑똑
비당원 2명, 공짜로 갔다 돌아온 바보”

지난달 4일 동해에서 표류하다 해경에 구조된 북한 어민 5명 중 남한에 귀순한 3명의 신분이 모두 노동당원인 것으로 밝혀져 북한 주민들이 충격을 받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반면 본인의 의사에 따라 북한으로 돌아간 어민 2명은 당원이 아니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던 어선은 오징어잡이를 위해 7월 초 함경북도 청진시 신암구역 새나루 포구에서 출항했던 군부대 소속 어선이었다. 주민들은 출항한 지 이틀이 지나도록 배가 돌아오지 않자 바다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10일경 북한 당국이 어민 가족들을 평양으로 불러들이자 심상치 않은 일이 터졌음을 짐작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국 정부는 14일 북송을 원하는 어민 2명을 판문점을 통해 돌려보냈다. 당시 북한은 귀환 일주일 전부터 어민 5명 전원을 돌려보내라고 요구했다. 귀순 의사를 밝힌 어민 3명에 대해선 남한 당국이 강제 억류하고 있다고 억지 주장을 폈다.

북한 당국은 어민 2명이 북한 땅을 다시 밟은 14일에는 판문점에서 귀순 어민 가족들을 내세워 억류 해제를 요구하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이 때문에 이 사건은 북한 주민들이 다 아는 사건이 돼 버렸다.

하지만 막상 돌아온 어민들의 면면이 알려지자 청진 주민들은 크게 술렁거렸다고 한다. 배에 당원 3명과 비(非)당원 2명이 타고 있었는데, 당연히 돌아올 줄 알았던 당원 3명이 모두 자발적으로 남쪽에 남았기 때문이다. 북한에선 어선 표류 중 남한에 구조되더라도 이를 문제 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민들은 돌아온 비당원 어민들에 대해 “비당원이 당원들보다 당성이 더 투철하다” “남들은 목숨 걸고 찾아가는 곳에 공짜로 굴러 갔다가 돌아오는 1등 바보들이니 당원이 되지 못한 것”이라며 비웃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반면 귀순한 어민에 대해선 “역시 당원들은 똑똑하다”고 비아냥거리는 분위기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귀순한 3명 가족은 아직 처벌을 받지 않고 살고 있는 반면에 돌아온 어민은 어떤 칭찬도 받지 못하고 오히려 보위부의 혹독한 조사를 거쳐 일자리에 복귀했다”며 “이 때문에 주민들의 조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귀순#동해표류#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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