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보위부-조직지도부 등 핵심간부 최소 5명 탈북 - 한국 망명”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김정은 공포통치에 체제유지 권력기관도 동요
대북소식통 “해외사업 담당 국장급”
北, 2014년 이어 주재원 대거 소환… 탈북 러시 막으려 사상조사 강화

북한 김정은 정권 유지에 핵심 역할을 하는 정찰총국, 국가안전보위부,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연계된 해외사업 기관의 주요 간부들이 잇따라 탈북해 한국에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 소식통은 7일 “국가안전보위부 소속으로 대남(통일전선) 업무를 맡아 남북회담에 나왔던 실세 A,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연계된 해외사업 기관의 B, 정찰총국에서 해외공작을 담당한 C를 포함한 핵심 간부들이 탈북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지난해 탈북해 올해 한국에 왔으며 최소 5명에 이른다. 대부분 부부장(차관급) 바로 아래 국장급 핵심 간부다.

국가안전보위부는 북한의 권력 엘리트를 감시하는 비밀경찰기관이고 당 조직지도부는 당과 국가 핵심 기구를 통제하는 핵심 권력기관이다. 국가안전보위부와 당 조직지도부는 김정은 체제를 지탱하는 양대 핵심 축으로 볼 수 있다. 이들 조직은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이나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처형 등 ‘김정은 공포통치’의 행동대장 역할을 해 왔다. 조직지도부 등 핵심 기관들은 산하에 해외 외화벌이 기관을 운영한다.

정찰총국은 대남·해외 공작을 총괄 지휘하는 기관으로 지난해 미국 소니픽처스 해킹의 배후로 지목됐다. 이처럼 김정은 체제를 지탱하는 권력기관이나 이 기관들의 산하 기관 핵심 간부들이 한국에 망명한 것이다. 대북 소식통은 “이들은 모두 비리나 부패가 아니라 김정은의 공포통치가 두렵고 신변에 위협을 느껴 탈북했다고 우리 정부에 진술한 것으로 안다”며 “북한의 간부들이 지시 불이행 등으로 체포되거나 숙청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만일에 대비해 탈출하기 위한 용도로 달러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모두 북한과 해외를 오가다 탈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외국에 드나드는 간부들이 탈북하자 북한은 해외에 나가 있는 노동당과 군부 산하 외화벌이 등 해외사업 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대표 등 핵심 인사들을 평양에 소환해 대대적인 사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다른 대북 소식통이 전했다. 이 사상 조사는 지난해 7∼9월에 집중된 뒤 올해에도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조사 대상에는 해외에 주재하는 대사관 직원도 포함됐다고 한다. 통일부 당국자도 7일 “북한이 해외에서 근무 중인 외화벌이 일꾼들을 점검하는 동향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울릉도 근해서 北선박 구조… 선원 5명 중 3명 귀순 의사

한편 해양경비안전본부는 4일 울릉도 근해에서 침수 중이던 북한 선박에서 선원 5명을 구조했으며 이들 가운데 3명이 남쪽으로 귀순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남측은 6일 대한적십자사 총재 명의의 대북 전화통지문을 통해 북한 선원 구조 사실을 알리고 북한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2명을 송환하겠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북측은 7일 선원 5명 전원을 돌려보내라고 주장했다. 남측은 관례에 따라 귀순 희망자 3명에 대해 본인 의사를 존중해 처리하고, 북한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2명은 조속한 시일 내 판문점을 통해 송환하겠다고 북측에 재차 통지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김정은#탈북#북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