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섭 행자 ‘고향 챙기기’ 뒷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2014년 특별교부세 99억배정,평균 3.6배… 물포럼 참석 명분 방폐장 등 방문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고향인 경북 경주에 특별교부세가 집중 배정돼 ‘고향 챙기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정 장관이 12, 13일 1박 2일 동안 경주를 방문해 논란이 일고 있다.

행자부의 ‘2014년 지자체별 특별교부세 배정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경주에는 99억2200만 원이 배정됐다.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네 번째로 많고, 평균 배정액(27억7700만 원)의 3.6배에 이른다.

행자부는 “경주는 서울 노원구의 도로 방사성폐기물을 반입하는 대신에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30억 원을 지원했고, 세계물포럼 행사 지원을 위한 도시기반시설 확충 사업에 20억 원이 지원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제외하면 인구가 비슷한 경기 안양시(48억4000만 원)나 화성시(49억7000만 원)와 비슷한 규모의 특별교부세가 지원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에도 행자부 관료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특별교부세가 행자부 장관이 재량을 발휘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향 챙기기’ 논란 와중에 정 장관은 12일 경주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을 방문하는 등 1박 2일 동안 경주에 머문다. 장관 일정이 분 단위로 빡빡하게 짜이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 방문은 이례적인 일이다. 더구나 정 장관은 내년 4월 20대 총선 경주 출마예상자 명단에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어 신중치 못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행자부는 “세계물포럼 참석차 경주를 방문하는 길에 세월호 사고 1주년을 맞아 실시되는 국가안전대진단 차원에서 경주 방폐장을 점검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3일에는 경주 서악서원에서 열리는 향교·서원·고택 활성화 간담회에 이어 세계물포럼 지방정부회의 개막식에 참석한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