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유족 4명 폭행가담 정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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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김병권-김형기씨만 시인… 추가 조사 불가피
대리기사 음주폭행 진실공방… 부상당한 김형기씨는 “쌍방폭행”
가해자 지목 시민과 대질심문키로… 김현 의원에 24일 출석 통보

대리운전사 폭행 사건에 연루된 세월호 유가족 5명 중 일부가 폭행을 부인하거나 쌍방폭행을 주장해 추가 조사가 불가피하게 됐다. 하지만 경찰이 조사한 목격자 7명은 일관되게 “대리기사와 시민(목격자 2명)이 일방적으로 얻어맞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1일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들의 진술, 목격자들이 제출한 사진 등을 볼 때 유가족 5명 중 4명이 폭행에 가담한 정황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19일 유가족들을 조사한 결과 김병권 씨(전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위원장)만 폭행 사실을 인정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확정됐다. 또 김 씨의 다친 왼쪽 팔에 대해서는 “CCTV상 김 씨가 피해자인 대리기사 이모 씨(52)를 발로 차다 넘어지는 장면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형기 씨(전 대책위 수석부위원장)는 대리기사를 폭행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폭행을 말리던 시민 중 한 명에게 한 대 맞아 쓰러졌고 치아 6개가 빠졌다고 진술했다. CCTV상 김 씨가 쓰러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누군가에게 맞아서 넘어진 건지 혼자 헛발질하다 넘어진 건지 판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은 쌍방폭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김 씨와 김 씨가 지목한 시민을 이번 주 중반 대질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역시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되는 한상철 씨(전 대책위 대외협력분과 부위원장)와 이용기 씨(전 대책위 간사)는 폭행을 부인하고 있어 역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그러나 CCTV에는 두 사람의 폭행 장면이 비교적 명확하게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형기 한상철 이용기 씨 등 3명만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

현장에 있었던 5명 가운데 1명인 지일성 씨(전 대책위 간사)는 폭행 상황이 끝났을 때 현장에 갔다고 진술했고 CCTV상에서도 폭행 당시 보이지 않아 사건 전후 행적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 있었던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수행비서에게는 24일 오전 10시 출석해 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경찰은 “20일 오후 6시 50분경 김 의원 보좌관에게 문자메시지로 1차 요청했고 22일 오전 우편으로 출석요구서를 발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피해자와 목격자만 당일 조사하고 가해자들을 귀가시켜 ‘부실 초동수사’ 지적이 나온 데 대해 “현장에 출동했을 때 이미 싸움이 끝나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없었고, 당사자들이 임의동행을 거부하면 현행법상 경찰이 강제로 데려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대리기사 음주폭행#세월호 유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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