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 황태자’ 족쇄 푼 변호사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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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 세계연맹 징계취소… 亞게임 출전

선수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받았다가 최근 구제된 이용대 선수. 동아일보DB
선수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받았다가 최근 구제된 이용대 선수. 동아일보DB
도핑 테스트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1년간 선수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던 배드민턴 이용대(26) 김기정 선수(24·이상 삼성전기)가 재심의에서 구제됐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15일 오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BWF가 14일 재심의를 열어 두 선수에게 내려졌던 1년 자격정지 결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1월 24일 징계 이후 석 달 가까이 소속팀 훈련조차 금지됐던 두 선수는 9월 인천 아시아경기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이용대는 BWF 선수위원회 위원 자격도 회복했다.

이용대와 김기정은 지난해 도핑테스트와 관련해 자신의 소재지를 세계반도핑기구(WADA)에 등록해야 하는 의무를 세 차례 어겼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

“이용대 다시 뛸수 있습니다”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배드민턴 이용대, 김기정 선수에 대한 세계배드민턴연맹의 징계 처분을 취소하도록 이끈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제프리 존스 변호사, 신계륜 대한배드민턴협회장, 목영준 박은영 변호사.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이용대 다시 뛸수 있습니다”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배드민턴 이용대, 김기정 선수에 대한 세계배드민턴연맹의 징계 처분을 취소하도록 이끈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제프리 존스 변호사, 신계륜 대한배드민턴협회장, 목영준 박은영 변호사.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징계 처분이 번복된 데에는 두 선수를 대리한 박은영 변호사 등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인단의 공이 컸다. 당초 국내에선 1년 징계를 6개월로 줄이기만 해도 다행이라는 분위기였지만 변호인단은 처분 취소로 방향을 잡았다. 중재 절차를 무상으로 지원하며 두 선수를 매주 만나 재판 진행 과정, 전략 등을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스위스 로잔에 있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BWF의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중재를 진행하는 동시에 BWF에 원심 처분을 취소하도록 설득하는 ‘투 트랙 전략’을 썼다.

박 변호사는 BWF가 1월 두 선수에게 징계를 내리면서 대한배드민턴협회에도 ‘선수들에게 도핑테스트 통지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를 내린 점에 주목했다. 협회가 선수의 도핑테스트와 관련한 사항을 모두 대행하는데 협회 잘못으로 통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두 선수가 도핑테스트를 받지 못한 것이지 고의로 회피한 적이 없다고 BWF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평생 운동만 해온 어린 선수들이 자신의 잘못도 아닌 일로 출전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결국 징계 처분을 내렸던 3명의 도핑청문위원은 다시 모여 “두 선수에게 테스트를 회피한 고의가 없었다”고 인정하며 처분을 취소했다.

BWF의 징계 취소에 대해 WADA가 항소할 수 있지만 변호인단은 두 단체가 서로 협의한 결과이기 때문에 항소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내다보고 있다.

박 변호사는 14일 오후 7시 e메일로 결정문을 전달받고 두 선수에게 바로 연락했다. 이용대 선수는 “운동만 잘하면 되는 줄 알다가 뜻밖의 징계를 받아 막막했는데 취소됐다니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용대와 김기정은 당분간 소속팀인 삼성전기에서 훈련을 하다 다음 달 인도에서 열리는 세계혼합단체전에서 태극마크를 달 것으로 보인다. 권승택 삼성전기 감독은 “몸 상태는 아주 좋아 보인다. 용대가 고마움을 표시하며 인천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따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김종석 기자
#이용대#세계배드민턴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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