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는 봄… 한국만 한겨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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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투자부진에 엔저까지 겹쳐
증시 하락세… 성장률도 亞 바닥권

연초부터 세계경제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독 한국만 이런 흐름에서 뒤처지고 있다. 한국 증시는 미국 유럽 시장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나 홀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표기업의 실적에도 먹구름이 깔렸다.

내수 및 투자 부진이라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새해부터 엔화 약세 및 원화 강세가 수출의 발목을 잡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세계경제가 상승세를 보일 때마다 한국이 수혜국이 됐던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양상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후 15일까지 코스피는 2.89% 하락했다. 같은 기간 독일(1.90%) 영국(1.05%) 프랑스(0.84%) 등 유럽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고 미국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57% 하락하는 데 그쳤다. 16일 코스피는 전날 미국 유럽 증시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1∼2%씩 급등했지만 겨우 0.2% 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 기업들의 실적도 선진국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주요 상장사 128곳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18조7000억 원으로 지난해 10월 전망에 비해 12%가량 줄었다.

한국은 아시아 신흥국과 성장률 경쟁에서도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모건스탠리 등 10개 투자은행이 추정한 한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평균 2.8%로 중국(7.7%), 필리핀(7.0%) 등 아시아 주요 10개국 중에 아홉 번째에 그쳤다. 올해도 한국은 10개국 중 7위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해외 기업들은 경기 회복세를 타고 경영 상태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미국 대형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해 4분기 순익이 34억 달러(약 3조6000억 원)로 1년 전보다 5배로 늘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 포드 등 미국 자동차업계 ‘빅3’는 올해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앞다퉈 신차 출시와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수 경기를 위해 기업의 투자 의욕을 계속 북돋워주고 거시정책으로는 원화 강세가 너무 심해지지 않게 적정 수준으로 환율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이원주 기자
#내수#투자 부진#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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