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대박’ ‘예산은 역시 이개호’…낯 뜨거운 셀프칭찬 눈살

  • 뉴스1
  • 입력 2018년 12월 10일 1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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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장관이 지역구 예산 챙겼다고 과대 홍보
농민들 쌀값인상 시위는 외면…부적절 처신 지적

예산정국에서 국무위원을 겸직하고 있는 현역 국회의원들의 ‘셀프 칭찬’이 입살에 오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인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은 10일 자신의 지역구에 ‘예산 대박’을 터트렸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 의원은 “지난 8일 통과한 내년 정부예산에서 지역구 사업의 ‘순수증액’이 총 13건, 금액이 197억5000만원에 달한다”며 “신규반영사업의 총사업비를 합치면 606억3000만원에 이르는 액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각 의원들이 평균 2~3건 정도를 증액하면 대성공이라는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개호 의원의 이번 증액성과는 ‘예산대박’이자. ‘예산은 역시 이개호’라는 세간의 평가가 결코 무색하지 않다”고 칭찬했다.

이어 “특히 이 의원이 증액시킨 지역현안사업 리스트에는 각 군이 핵심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숙원사업들이 포함돼 ‘양과 질’을 고루 갖춘 예산 확보 성과”라고 자평했다.

자료에서는 이와 함께 담양·함평·영광·장성군 주요 사업의 예산 확보내역도 소상히 실었다.

또한 이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예산은 작년대비 1600억원 증가한 14조6596억원으로 확정됐다”면서 “농식품부 소관 및 지역 현안 예산을 아우르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이개호 의원의 노력이 주목받고 있다”고 홍보했다.

이 의원의 과도한 예산 홍보를 놓고 지역정가와 농민단체 등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행 국회법 제29조(겸직 금지) 1항은 ‘의원은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장관) 직 이외의 다른 직을 겸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어 국회의원이 국무총리, 국무위원 등을 겸직해도 활동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때문에 장관으로서 행정부에 속하면서 동시에 의원으로서 행정부를 감시·견제하는 입법부 권한까지 행사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동안 꾸준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정치인으로서 지역구 예산을 챙기는 것은 십분 이해하나, 나라 전체의 농식품부 분야의 수장을 맡고 있는 공직자로서 적절한 처신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쌀 정책과 관련해 그동안 이 장관이 보인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던 농민단체들은 이 장관의 농정관련 예산 ‘셀프 칭찬’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농민회 광주전남연맹은 “정부와 여당이 쌀 목표가격을 19만6000원으로 결정했다”며 “수확철 쌀값을 결정하는 시기에 물가를 잡겠다며 쌀 재고를 시장에 푼 정권은 단 한번도 없었다”고 거리에 나왔다.

당시 농민들은 7일간 민주당 전남도당 사무실에서 밤샘 점거농성을 했고, 이에 김영록 전남지사와 서삼석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이 농민들을 찾아 요구사항을 듣고 해결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관련 정부부처인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은 여러 일정을 이유로 면담을 외면해 농민들의 반발을 샀다.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현직 국무위원으로서 정부 예산 확보나 지역구 예산 확보를 자랑하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담양=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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