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성경 시편 인용 “한반도서 정의-평화 입 맞출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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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현직대통령 첫 바티칸 미사 참석
교황청 국무원장이 집전 이례적
韓-伊 정상회담… ‘北 CVID’ 의견 같이해

韓-伊정상, 의장대 사열 유럽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현지 시간) 이탈리아 총리궁 야외궁정에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바티칸·로마=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韓-伊정상, 의장대 사열 유럽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현지 시간) 이탈리아 총리궁 야외궁정에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바티칸·로마=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제 한반도에서 ‘자애와 진실이 서로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출 것’입니다.”

17일(현지 시간) 오후.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추기경)이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성경 시편을 인용해 이같이 말했다. 북한 비핵화 협상은 물론 한반도 평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차 피력한 것이다. 현직 대통령이 바티칸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작 예식과 말씀 전례, 성찬 전례 등 공식 미사를 마치고 특별연설에 나선 문 대통령은 “교황 성하께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하신 기도처럼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의 미래를 보장하는 바람직한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다시 한번 이끌어 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교황청은 문 대통령을 환대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미사 강론에서 “특별히 오랫동안 긴장과 분열을 겪은 한반도에도 평화라는 단어가 충만히 울려 퍼지도록 기도로 간구합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성 베드로 성당에서 교황청 국무원장이 직접 미사를 집전하는 것은 드문 사례이며, 미사 후 외국 정상이 기념연설을 하는 것도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천주교 신자인 문 대통령(세례명 디모테오)은 연설에서 “저 자신도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와 천주교 인권위원회 위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했다”며 “그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청 방문에 앞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한-이탈리아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공동언론발표문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비핵화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CVID)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바티칸·로마=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정부#바티칸#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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