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김정은 면담 확답 받으면 이번주라도 방북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4일 15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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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동아일보 DB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동아일보 DB
9월 남북 정상회담 전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방북해 비핵화 협상의 물꼬를 틀지 여부가 관심으로 부상했지만 방북 여부조차 아직 불투명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제의했지만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의 김 위원장 면담에 대해 확답을 주지 않아 방북 일정이 확정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의 핵심 소식통은 1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비핵화와 관련된 진전된 조치에 대해 북한이 거부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김 위원장과의 면담 없이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하는 것은 협상 국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트럼프 행정부가 판단하고 있다”며 “북한이 김 위원장 면담에 확답만 준다면 이번 주라도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4월 1일과 5월 8일 방북 때는 김 위원장을 만났지만 7월 6일 3차 방북 때는 협상이 틀어지면서 면담이 불발됐었다. 결국 총론에서 비핵화에 합의했던 북한이 각론에서 버티기 전략을 쓰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김 위원장 본인으로부터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과 또 만나기 위해 다시 북한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며 면담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1~3차 방북 때도 북한은 김 위원장 면담 여부에 대해 확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번에 방북이 성사되더라도 면담 가능성이 높다는 수준의 답변만 들은 상태로 출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 남북이 고위급회담을 통해 ‘9월 평양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데 대해 비핵화가 목표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견제구를 던졌다. 국무부는 본보의 논평 요청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했던 것처럼 남북관계 개선과 북한 핵 프로그램 문제 해결은 별개로 진전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물밑에서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 비핵화 조치가 우선돼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논의나 합의가 빠져있다는 점도 트럼프 행정부는 주목하는 기류다.

폼페이오 장관도 한국 국민에게 전하는 73주년 광복절 축하 메시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국민을 대신해 한국 국민에게 나의 축하를 전하고 싶다”면서 “우리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에 대해 긴밀하게 공조해 나가면서 철통같은 동맹에 헌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거부하며 제재 약화를 위해 가장 약한 고리인 우리 정부를 공략하고 있다고 보고 비핵화를 위해 한미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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