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호원들 문 대통령 수행 기자단 집단 폭행…우리 경호팀은 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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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2월 14일 15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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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BS제공
사진=CBS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 방중 이틀 째인 14일,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행사장에서 중국측 경호원들이 한국 수행기자단을 폭행하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벌어졌다.

복수의 현장 기자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50분 께 베이징 국가회의중심에서 열린 ‘한중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 연설과 타징 행사를 마치고 개막식장 뒤편에 있는 우리 기업부스 2~3곳을 둘러봤다.

이어 10시56분쯤 한중 스타트업 기업 부스들이 모여있는 맞은편 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중국측 경호원들이 한국 기자들(펜.사진.카메라)을 제지하면서 문 대통령과 경호원들만 빠져나갔다.

그러자 취재를 위해 기자들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중국 경호원들이 모 종합일간지 사진 기자 멱살을 잡고 뒤로 세게 넘어뜨렸다. 넘어진 기자는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이 장면을 또 다른 언론사 사진 기자가 촬영하려고 하자 중국 경호원들이 달려들어 카메라를 빼앗아 던지려고 했다.

한차례 소동이 끝나고 11시쯤 기자들도 스타트업 홀로 들어서려 하자 홀 입구에서 또 다른 중국 경호원들이 막아섰다. 경호원들은 비표를 보여줘도 별다른 이유 없이 들여보내주지 않았다. 이에 모 경제지 A사진기자와 중국 경호원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고, 중국 경호원들이 A기자를 복도로 끌고 나가 구타하기 시작했다.

이에 청와대 춘추관 관계자들과 다른 기자들이 뜯어 말렸지만 중국 경호원들 숫자가 15명 이상으로 많아 수습이 어려웠고, 경호원들은 땅에 엎어져 있는 A기자를 빙 둘러싸고 주먹질과 발길질을 했다. A기자는 오른쪽 눈이 심하게 붓고 양쪽 코에서 피를 흘렸다.

또 춘추관 이모 국장이 "우리 경호 어디갔냐? 좀 와달라" "한국 경호 와달라" 몇 차례 큰 소리로 외치자 중국 경호원 서너 명이 이 국장의 뒷덜미 잡아 팽개쳤다.

홀 밖에서 이 같은 소란이 벌어지면서 당초 7분 가량 머물 예정이던 문 대통령은 10분 이상 머물다 11시 9분쯤 홀을 떠났다.

폭행을 당한 사진 기자 두 명은 얼굴과 허리 등에 통증을 호소했고, 윤영찬 국민소통 수석이 뒤늦게 상황 보고받고 현장으로 급히 달려와 "다친 기자 빨리 병원으로 보내라. 대통령 의료진에게 진료받도록 하라"고 조치했다.

두 기자는 가까운 의료시설에서 1차 치료받았으나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를 호소해 베이징 시내 큰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중이다.

폭행을 한 중국 경호원들이 사설 경호원인지, 베이징시 공안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현장 기자는 "사건이 터지기 전부터 기자들과 중국 경호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계속되는 등 일촉측발이었지만 우리측 경호단이 중국 경호측에 수행기자단이라는 말을 아예 안해줘서 결국 사달이 났다"며 "한국 펜기자 풀도 3m 밖으로 다 밀어내서 (대통령)워딩(발언)을 들을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또 "춘추관 국장이 우리 경호팀에 어제 "물리적 충돌 징후가 계속 보이니까 신경 써달라"고 몇 차례 얘기했지만 우리 경호팀에서는 "중국 경호팀이 매우 협조적이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토로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2시 정례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오늘 우리 측 기자가 취재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불상사가 발생한 데 대해 대단히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현장에서 바로 응급조치가 이루어졌으며, 정부는 중국정부에 즉각 유감의 뜻을 전하고 사건 진상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해줄 것을 강력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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