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이 산 채로 잡아가 일좀 시켜라”…청와대 홈피에 유시민 임명 청원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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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2월 13일 13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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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58)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학교 안 어린이집 설치를 제안하는 청원을 올려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유 전 장관은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초등교실을 활용한 공공보육시설 확충’이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유 전 장관은 “저는 직업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며, 이름은 유시민이다. 최근에는 부업 삼아 방송 일도 조금 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정부가 늘어난 국가부채와 낮아진 경제성장률로 재정 여력이 소진된 탓에 짧은 시간에 공공보육시설을 많이 짓기 어렵다”며 ‘학교 안 어린이집’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6∼2007년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그는 “학교 안 어린이집은 정부 안팎에서 예전부터 제법 알려져 있는 정책 아이디어”라며 부처 간 칸막이 문제를 지적했다.


해당 청원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13일 낮 12시 현재 3만8900여 명이 동의했다.

댓글란에는 “3,4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 절실한 정책입니다”, “다자녀 가장으로서 절실합니다”, “미혼이지만 격하게 동의합니다”, “이제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는 자식을 둔 부모로서 그들의 미래가 정말 많이 걱정되는 일입니다. 합리적인 방안이라 생각 하고 절대적으로 동의 합니다”, “정말 아이 보육 때문에 늘 고민 많은 워킹맘입니다. 지금은 미취학 자녀이지만, 학교에 보내면 지금의 고민은 더 커질 거라 생각되며 청원에 동의합니다” 등 유 전 장관의 제안에 동의한다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그런데 일부 청원 참여자들은 동의한다는 댓글과 함께 또 다른 ‘청원’을 제기해 눈길을 모았다. 바로 유 전 장관을 내각에 참여시켜달라는 것.

한 누리꾼은 유 전 장관을 향해 “유시민 작가님! 매주 썰전에서 보는 것도 반갑지만 중앙행정 무대로 복귀하시어 더 큰 일을 하심이 좋지 않나 싶습니다. 내 아들이 살 세상은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이 되길 봐라는 소시민 아빠가”라고 적었다.

다른 청원 참여자들도 “문재인 대통령께서 이 분 좀 모셔다 크게 쓰셨으면 합니다”, “청원인이 직접 처리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청원자께서 일을 벌이셨으니 전담하여 그일을 마무리 하셨으면 합니다”, “작가님 오셔서 직접 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청원하신 분이 직접 장관이 되어 정책을 실행한다는 전제하에 동의합니다”, “유시민 님은 지금 태평하게 작가하고 부업하고 뭐 이럴 때가 아닙니다!!! 속히 복귀하시기 바랍니다!!!”라고 호소했다.

몇몇 청원 참여자들은 재치 넘치는 댓글로 웃음을 자아냈다. 한 누리꾼은 “양반처럼 뒷짐지고 청원만 하는 청원인이 못마땅하니 당장 잡아들여 국민을 위해 노역하라는 중벌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노역은 뭐 보건복지부 장관이라던가 보건복지부 장관이라던가 보건복지부 장관이라던가 그것도 힘들면 차기 국무총리 정도가 적당할 거라 사료됩니다”라고 적었다.

다른 누리꾼들도 청와대를 향해 “또 하나의 청원이 있습니다. 청와대는 제발 유시민 작가를 산 채로 잡아 갔으면 합니다”, “유시민 씨를 잡아다 일 좀 시키세요 제발”, “산 채로 잡아들여서, 죽을 때까지 퇴직을 윤허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실제로 이와 관련한 청원 제기도 잇따랐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유시민 작가를 청와대로 데려가서 중히 써주세요’, ‘인재를 삼고초려하여 꼭 써야합니다. 유시민은 국가를 위해 봉사하라!’, ‘유시민작가님을 활용해 주세요’ 등의 청원들이 등장했다.

유 전 장관은 지난 2013년 2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너무 늦어버리기 전에, 내가 원하는 삶을 찾고 싶어서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떠난다”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 7월 방송된 tvN ‘알쓸신잡2’에서 정치를 그만둔 이유에 대해 “정치를 그만둘 때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리기 전에 포털(사이트)에서 이미지를 검색해 내 얼굴을 다 봤다. 10년 치를. 내가 이 얼굴로 10년을 살았나 싶더라"며 “날카로운 것뿐만 아니라 고통스러워 보였다. ‘이렇게 인생을 더 살면 안 되겠다’ 싶어서 정리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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