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美국무, ‘中도 北 변화 절박하게 원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9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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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 시간) 방영된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중국 측 카운터파트에게 ‘당신과 내가 실패하면 이 사람들(these people)이 전쟁에 이를 것이다. 그건 우리가 바라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적 노력이 실패한다면 북한과의 전쟁이 일어날 수 있음을 중국 측에 알렸으며 이를 막기 위한 중국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틸러슨이 언급한 중국 측 카운터파트는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으로, 두 사람은 이달 8일에도 워싱턴에서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했다.

틸러슨 장관은 ‘중국도 북한의 변화를 절박하게 원하고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북한이 중국에게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공통된 인식을 미국과 중국이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미대화와 관련해 “북미 대화 초기에는 북한과 일대일로 만나 협상을 시작할 이유가 있는지를 결정하겠지만 북한과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 않게 되면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중국 측에 전했다”고 강조했다.

진행자가 8~10개월 동안 외교적 노력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미국이 가장 중요한 군사적 결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미 정계 관측을 언급하며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시간이 얼마나 남았느냐’고 묻자 틸러슨 장관은 “외교적 노력은 첫 번째 폭탄이 떨어질 때까지 계속할 것이다. 정확히 얼마나 많은 시간이 남아 있는지 모른다”고 즉답을 피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해 당근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큰 채찍(large stick)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 점을 북한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압박작전이 진행되고 있으며 북한 수입원과 군사프로그램을 갉아먹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과 협상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는 이것(북핵 해결)을 외교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함께 일해야 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최악의 한반도 상황을 가정한 주한 미국인 대피 등의 비상대책을 손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군사전문지 밀리터리닷컴은 미 하와이 포트 새프터에 주둔한 미 육군 태평양사령관 로버트 브라운 장군이 전시에 한국에 거주하는 민간 미국인을 대피시키는 ‘비전투요원철수작전(NEO)’ 계획을 작업하고 있으며 곧 마무리를 지을 것이라고 18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14일 의회 청문회에서 “만약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날 경우 미국인을 철수시켜야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빈스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과 함께 NEO 계획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앤서니 브라운 하원의원(민주당)이 “전시에 NEO계획이 필요할 때 손에 넣을 수 있는 정도는 아직 아닌 것 같다”고 지적하자, 해리스 장군은 “우리는 이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고 답변했다. 한국에는 약 20만 명의 미국인, 백만 명의 중국인, 6만 명의 일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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