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떠나는 한승희 청장 “탈세 추징 年 5조3000억 역대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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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초대 국세청장인 한승희 청장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불공정 탈세와 고액 체납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현 정부 초대 국세청장인 한승희 청장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불공정 탈세와 고액 체납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 등 고의적인 탈세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세게 해도 국민들이 지지합니다. 공정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더욱 엄정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 첫 국세청장인 한승희 청장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데 국세청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청장이 2017년 6월 취임 이후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청장은 “현 정부 들어 불공정 탈세와 고액 체납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통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며 “악의적 체납자 추적조사 역시 금액 기준으로 최대 규모”라고 했다. 실제로 이번 정부에서 국세청이 탈세 세무조사로 추징한 세금은 역대 최대 규모인 연평균 5조3000억 원에 이른다.

다음은 한 청장과의 일문일답.

―2년간 맡았던 국세청장직을 떠나는 소회는….

“정부 출범 이후 새로운 변화에 대한 국민적 염원이 컸다. 국세청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 불공정 탈세를 뿌리 뽑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엄정하게 조사했다는 점을 중요한 성과로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세청이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국세행정 개혁 태스크포스(TF)를 운용하는 등 국민이 공감하는 합리적인 개혁 조치를 통해 국세청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했다. 세무조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공정사회, 공정경제를 이루기 위해 불공정 탈세 근절과 공평한 세 부담을 실현했다고 생각한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세정을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빅데이터 센터를 설립했고, 효율적 인사 관리와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다양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재임 기간 기억에 남을 만한 정책을 소개한다면….
“전반적인 세무조사 부담을 줄이면서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유예한 점을 꼽고 싶다. 올해 대폭 확대되는 근로장려금이 9월에 지급되고 나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 저소득 가구, 일하는 청년 등이 세정 지원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기업 사주 일가가 법인자금을 사적으로 쓰거나 악의적으로 탈세하는 행위는 근절하고자 했다. 편법, 탈법 등 불공정 탈세에 대한 조사 실적은 현 정부 들어 연평균 5조3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호화 사치 생활을 하는 악의적 체납자에 대한 추적조사 실적도 2014년 1조4028억 원에서 지난해 1조8805억 원으로 34% 증가했다.”

―국세청 징수팀이 고액 상습 체납자의 집에 들어가 체납 세금을 징수하는 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국세청은 지금까지 언론에 노출되지 않으려 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정당한 일은 언론에 많이 홍보도 하고, 그럼으로써 경각심도 갖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 기업 비자금 조성 같은 고의적이고 지능적인 탈세는 국세청이 얼마든지 세게 한다고 해도 국민들이 지지할 것이다.”

―국세청은 권력기관이라는 시각이 있다. 실제 그런가.


“국세청이 과거 권위주의 시절과 같을 수 없다. 국민이 지지하는 부분, 특권층의 탈세에 엄정 대응하는 데서 힘이 나와야 한다. 공동체가 지지하는 부분에서 조직의 힘도 나오는 것이다. 국세청 조직이 중요한 일을 한다는 스스로의 인식에서가 아니라 국민이 볼 때 좋은 일을 해야 힘도 생긴다는 말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국가 재정은 대부분 국민 여러분의 자발적인 성실 신고와 납부로 이루어지고 있다. 전국 2만여 국세공무원이 항상 납세자와 국민의 입장에서 세정을 집행해줄 것을 당부드린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한승희 국세청장#고액 체납자#불공정 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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