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량 감소 1.8 → 1.7% 뒷걸음… 서울 17일 두번째 ‘미세먼지 비상조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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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7일 두번째 ‘미세먼지 비상조치’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두 번째로 시행된 17일 경부고속도로 서울 서초구 구간의 하늘이 뿌옇다. 서울시는 18일에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두 번째로 시행된 17일 경부고속도로 서울 서초구 구간의 하늘이 뿌옇다. 서울시는 18일에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서울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두 번째 시행된 17일에도 시민은 시큰둥했다. 출근길 차량 감소율은 첫 시행 날인 15일과 비슷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혼란은 사라졌지만 민간차량 2부제 권고나 공사현장 비산먼지 공정 중지 같은 지침은 여전히 혼동을 불렀다.

17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청 주차장 차단기 앞에 선 직원은 진이 빠졌다. 이날 서울 25개 구청과 보건소 등 공공기관 주차장 360곳은 폐쇄돼야 했다. 하지만 이 구청은 다른 시설과 함께 사용한다는 이유로 문을 열었다. 차량번호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만 주차를 허용했다. 짝수 차량을 타고 온 민원인들은 일단 가로막히자 “경기도에서 왔다” “앞에 짝수 차량이 들어가는 것을 봤다” 등의 ‘변명’을 하고 차를 세울 수 있었다.

앞서 이날 오전 8시 시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차량 2부제 참여 독려 캠페인을 했다. 그러나 공감대는 넓지 않아 보였다. 경기 파주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영훈 씨(37)는 “바쁜 아침에 버스, 지하철을 두세 번 갈아타고 힘들게 출근할 직장인이 몇이나 되겠나. 차라리 차량 2부제에 시민 몇 명이 참여하면 도심 공기가 얼마나 좋아진다는 근거를 보여 달라”고 말했다.

이날 출근길 서울로 들어온 차량은 지지난 주 수요일(3일·지난주는 폭설로 제외)보다 2318대(1.71%) 줄어드는 데 그쳤다. 첫 시행 때는 1.80%였다. 오히려 승용차를 더 끌고나온 셈이다. “이틀 만의 발령인 만큼 줄어들 것”이라던 서울시 관계자들은 머쓱해했다.

직장인 박모 씨(29·여)는 “불편을 감수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때 효과가 무엇인지 모르겠어서 오늘도 자가용을 이용했다. ‘차량 2부제는 좋은 것이니 무조건 하라’는 식인데 납득이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버스와 지하철 승객은 10일과 비교해 각각 3만1188명(3.20%), 4만6411명(4.40%) 늘었다. 15일 시내버스 승객 증가율 0.05%, 지하철 2.10%보다 다소 늘었다.

비상저감조치는 대중교통 무료 이용과 함께 공공기관이 발주한 공사장 180곳에서 비산먼지를 유발하는 공정을 중지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하지만 현장 관리는 허술했다. 연구에 따르면 서울 미세먼지 발생의 22%는 비산먼지가 차지한다. 차량 배기가스와 비슷하다.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경전철 신림선 공사현장은 굴착기 토사 운반 작업이 한창이었다. 현장 관리소장은 “비산먼지가 더 심한 굴착 작업은 중단했다”면서도 “시에서 따로 지침이 내려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민간 공사현장은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 듯했다. 노원구 아파트 공사현장 관리소장은 “시에서 비산먼지를 유발하는 공정을 자제해 달라는 어떤 요청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 일용직 근로자는 “하루 작업하지 않는다고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지느냐”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18일에도 대중교통 무료 운행 등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나흘 사이 세 번째다. 시는 저감조치 발령이 연간 많으면 7회, 예산 350억 원이라고 추산했다.

김단비 kubee08@donga.com·송영찬·김자현 기자
#미세먼지 비상조치#교통량#미세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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