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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튀는 ‘市금고’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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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튀는 ‘市금고’ 쟁탈전

김유림 기자 입력 2018-01-14 16:07수정 2018-01-1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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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그동안 지방재정의 통합성과 자금 관리의 효율화를 이유로 우리은행과 단일 시금고 계약을 유지해왔다. [동아DB]
최근 은행업계는 적게는 수천억, 많게는 수조 원에 달하는 기관영업 사업권 확보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내 4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은 자산 규모 600조 원에 달하는 국민연금의 주거래은행 선정을 둘러싸고 한바탕 전쟁을 치렀고 결국 우리은행이 낙점됐다. 직전 주거래은행은 신한은행으로 10년 동안 국민연금의 ‘금고지기’ 구실을 했다. 새로운 파트너로 선정된 우리은행의 계약 기간은 2018년부터 3년간이고, 향후 평가 결과에 따라 1년씩 최대 2년 더 연장 가능하다.

다음으로 은행들이 눈독을 들이는 기관영업은 ‘서울시금고’다. 서울시 예산은 32조 원으로 시금고 선정을 앞두고 연초부터 금융계는 물론, 정부 내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지자체) 금고 은행으로 선정된 은행은 정부 교부금과 지방세, 각종 기금 등을 예치 받고 세출, 교부금 등의 출납업무로 수익을 거둔다.
103년간 서울시금고를 맡아온 우리은행이 이번 공개입찰에서도 시금고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동아DB]

서울시 제2금고 수주 관건

현재 서울시의 금고지기는 우리은행으로 103년 동안 단 한 번도 변동이 없었다. 그렇기에 서울시가 이번에도 우리은행을 시금고로 낙점할지가 관심사다. 이번에 계약이 성사되면 해당 은행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총 4년 동안 서울시 예산을 관리하게 된다. 아직 서울시가 입찰과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업계는 1월 안에 공고가 나고 3월 중 은행이 선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시금고는 1915년 경성부금고 시절부터 우리은행이 100년 이상 독점해왔다. 서울시는 과거 80년가량 수의계약으로 주거래은행을 선정하다, 2000년 행정안전부 지침인 ‘지방자치단체 금고지정 기준’이 바뀌면서 2011년부터 공개입찰을 도입했다. 하지만 우리은행과 거래는 계속 이어졌다.

특히 서울시금고가 우리은행 딱 한 곳과 거래한다는 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시를 제외한 16개 광역지자체는 일반회계를 담당하는 1금고, 특별회계와 기금을 맡는 2금고로 나눠 관리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주금고인 우리은행 외에 부금고를 따로 두지 않았다.

부산시의 경우 1금고는 부산은행이고, 2·3금고는 국민은행과 NH농협이다. 대구시는 DGB대구은행이 1금고, 농협이 2금고, 광주시는 광주은행이 1금고, 국민은행이 2금고, 울산시는 경남은행이 1금고, 농협이 2금고를 맡고 있다. 그 밖에 경기·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제주·세종은 모두 1금고로 농협을 선정했고, 나머지 은행이 2금고를 골고루 나눠서 맡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역시 금고지기에 복수은행을 선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2012년 7월 지자체 금고은행을 기존 1곳에서 최대 4곳까지 선정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한 바 있다. 이에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특정 금융기관이 지자체 및 시·도교육청의 금고를 독점하고 일부 공공기관에 협력사업비가 부당하게 집행된 것을 지적하면서 금고를 신규로 지정할 경우 협력사업 추진 실적을 평가항목에서 아예 삭제토록 권고했다.

주금고 구실을 하는 은행이 지역협력사업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계속 평가항목으로 잡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이유로 2012년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시와 공동으로 금고 운영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2013년 4월 관련 조례를 개정해 복수금고 도입의 길을 열었다. 하지만 이듬해 열린 공개입찰에서 서울시는 또다시 우리은행 한 곳만을 시금고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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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계 역시 이번 서울시금고 입찰이 사실상 ‘2금고 쟁탈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은행의 아성을 깨기가 쉽지 않다고 전망하는 것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독점체제 논란이 거세도 우리은행이 완전히 물러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2금고 예산 규모도 최소 조 단위기 때문에 모든 은행이 ‘2금고라도 가져오자’는 생각으로 입찰에 뛰어들 게 분명하다. 서울시 공고에 따라 최종 입찰은 없다 해도 현재 모든 은행이 ‘준비’는 하고 있다. 금고 수주 건은 업체마다 일급기밀사항으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서울시 역시 이번 시금고 선정을 앞두고 꽤나 고심하는 눈치다. 서울시는 최근 시금고 선정을 위해 두 차례 자문위원회를 열었다. 시의원, 금융기관 관계자, 회계사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는 우리은행이 단독으로 운영하는 현행 시금고 운영 방식에 대한 검토와 평가 등을 거쳐 시장에게 최종 계약을 위한 의견 제출을 준비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금고 선정은 심의위원회가 하는데, 사전에 소속 위원들에게 외부 입김이 작용하는 걸 방지하고자 회의 당일 전화로 출석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참석 가능한 위원들을 소집해 평가기준표 내용대로 공정하게 진행한다”고 밝혔다.

시금고 수주, 출연금이 좌우?

그동안 서울시는 우리은행을 단일 시금고로 선정한 것에 대해 “지방재정의 통합성과 자금 관리의 효율화를 위해서”라고 밝혀왔다. 다른 지자체에 비해 서울시 세수가 크고 항목도 수천 가지에 이르기 때문에 수많은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야 업무 효율이 높다는 논리에서다. 서울시 ‘ETAX’(서울시 지방세 인터넷 납부시스템)의 경우 회계 간 자금이체가 빈번해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분리하기 어렵다는 점도 주된 이유로 거론된다. 세금 부과 시점에 따라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사이에 흑자 또는 적자가 발생하는데, 이를 조절하려면 회계 간 자유로운 전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

우리은행 역시 서울시금고에 최적화된 전산 및 인력을 자사의 최대 무기로 내세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오랫동안 서울시 금고를 맡아온 만큼 전산시스템에서부터 자금관리까지 모든 노하우를 갖고 있다. 공개입찰 방식이 도입되긴 했지만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하루아침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과거 서울시 지점에서 근무하던 인력(예비인력)까지 포함하면 현재 우리은행의 서울시금고 전담인력은 1600명이 넘는다. 서울시금고만을 위한 전산센터도 별도로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른 은행들은 서울시 ‘ETAX’는 어느 은행이든 충분히 운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세금 전산시스템은 서울시 소유라 해당 은행이 서울시로부터 소프트웨어와 업무프로그램을 인수하면 기존과 동일하게 안정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 더욱이 다른 은행들도 지자체 금고를 맡고 있어 그 나름의 노하우가 있는 만큼, 아무리 재정 규모가 크다 해도 서울시금고를 못 맡을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서울시가 시금고 입찰을 서둘러 진행하면 우리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들도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충분히 전산시스템을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서울시금고 사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서울시금고 수성은 손태승 행장 취임 후 첫 번째 평가무대로 비춰지는 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번 공개입찰 못지않게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지자체 금고 수주의 성패는 지역사업에 내는 출연금과 협력사업비가 좌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참고로 지난 4년간 우리은행이 시금고를 맡으며 서울시에 낸 출연금은 연 1400억 원가량 된다. 그렇기에 이번 입찰 때는 ‘적어도 2000억 원은 써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지자체 금고 경쟁도 치열하기는 마찬가지다. 지자체 예산이 몇천억 원 수준인데도 과도한 출연금과 (직원)금리 혜택, 발전기금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시금고 쟁탈전이 은행 간 출혈 경쟁으로 이어지는 현 상황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시금고·구금고의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뉴스1]


은행들의 과당경쟁은 결국 은행과 지자체 간 유착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지자체 금고 출연금 관련 의혹이 주요 사안으로 떠올랐다.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지난 10년간(2008년~2017년 9월 30일) 국민, IBK기업, 농협,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6대 시중은행의 지자체 금고 출연금이 995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간 1000억 원가량을 금고 선정과 운영을 위해 지자체에 제공한 셈이다.

은행·지자체 간 법정 공방 불사

연도별로 보면 출연금은 2008년에서 2010년까지 연 500억~700억 원에 머물렀다 2011년 이후 매년 1000억 원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2015년 출연금은 1332억5000만 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3649억6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농협(3464억 원), 신한은행(1817억2000만 원), 하나은행(466억8000만 원), 기업은행(363억5000만 원), 국민은행(196억6000만 원) 순이다.

일부 은행은 출연금뿐 아니라 금고 선정 대가로 채용 청탁도 들어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심상정 의원이 앞서 우리은행의 특혜채용 명단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내용으로, 심 의원은 총 3건을 금고 대가성 비리라고 주장했다. 당시 심 의원은 “인천 시금고 비리 사건, 용산구 구금고 채용비리 의혹 등 금고 비리가 끊이지 않다 이번 우리은행 채용비리 3건이 다시 금고 비리로 확인됐다. 강화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금고 선정을 둘러싸고 지자체와 은행 간 법정 공방을 펼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광주은행은 전남 순천시금고 약정계약 체결금지 가처분 소송을 진행했다. 순천시 금고지정심의위원회가 농협을 제1금고로, 하나은행을 제2금고로 선정하자 심사 과정이 불공정하다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다. 광주은행 측은 심의위원회가 심사 당일 곧바로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고 채점표를 뒤늦게 수정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해당 소송을 기각 처리했다. 평가표가 특정 금융기관에 유리하거나 광주은행 측에 불리하게 수정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광주은행은 1월 5일 법원에 항고장을 제출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업계는 광주·전남지역 향토은행인 광주은행이 3년 전 하나은행에 순천시금고를 내준 뒤 이번에도 탈락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비대면 업무 강화로 대형은행이 미래 먹을거리 창출에 혈안이 돼 있는 상황에서 지방은행들 역시 지자체 금고 등 기관영업에 더욱 목을 맬 수밖에 없다. 수천, 수조 원 단위의 ‘저비용 예금’이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만큼 누구든 욕심이 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법원 공탁금 대부분을 관리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공탁금관리위원회에 내는 출연금을 과소 추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동아DB]


신한銀, 법원 공탁금으로 부당이익 수수?



서울시금고뿐 아니라 법원 공탁금 역시 특정 은행에 너무 오랫동안 편중됐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공탁금은 공탁법에 의해 공탁 절차와 관리·운용이 규정된, 형사 피고인이 피해금을 갚겠다는 의지를 재판부에 보여주기 위해 법원에 내거나 민사상 채무자가 판결이 날 때까지 배상금액 등을 법원에 맡기는 금액 또는 유가증권·물품 등을 일컫는다.

신한은행은 조흥은행 시절인 1958년부터 지금까지 법원 공탁금 업무를 거의 독점으로 맡고 있다. 이후 조흥은행과 신한은행이 합병하면서 각 법원에 들어가 있던 조흥은행 대신 신한은행이 법원 공탁금을 관리하게 됐다.

2016년 공탁금 보관은행별 잔고를 보면 전국 법원의 금전 공탁금 규모는 8조5500억 원이며 이 중 신한은행이 74.3%를 차지해 사실상 독점체제다. SC제일은행 5.9%, 우리은행 4.5%, 농협 4.0%, 대구은행 3.1%, 경남은행 2.9%, 하나은행 2.1%, 부산은행 1.5% 순이다. 신한은행의 비중이 월등히 높은 결정적 이유는 신한은행이 관리은행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공탁금 대부분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한편 공탁금을 관리하는 보관은행은 시금고, 구금고와 마찬가지로 공탁금 운용수익금의 일부를 법원행정처장이 구성하는 ‘공탁금관리위원회’에 출연금으로 내야 한다. 하지만 ‘주간동아’ 취재 결과 지금까지 신한은행은 공탁금 운용수익을 과소 추정해 출연금 역시 적게 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과거 신한은행에서 공탁금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A씨 주장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공탁금 보관은행의 운용수익 산정 공식을 직접 만들어 공탁금관리위원회에 제출했으며, 이 과정에서 수익은 줄이고 비용은 늘리는 방식으로 출연금을 축소 산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이와 비슷한 내용으로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 당시 노 원내대표는 “보관은행의 운용수익 산정 공식을 보면 정기예금 이자율을 적용해 은행의 수익을 산정하고 있다. 왜 수신금리인 정기예금 이자율을 적용해 은행들의 운용수익을 산정하나. 당연히 은행들의 대출금리를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것은 쉽게 말해 은행들이 돈을 얼마를 버는지를 계산하면서 은행들이 돈을 버는 이자율을 적용하는 게 아니라 비용으로 은행 예금자들에게 주는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낮은 이자율을 적용해 운용수익을 추정해 산정하다 보니 실제 금액보다 적은 운용수익금이 나오고 공탁금관리위원회에 내는 출연금도 줄었다는 지적이었다.

A씨는 여기에 더해 “출연금 운용수익금 산정을 신한은행이 직접 한 것부터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원래는 공탁금관리위원회에서 출연금 운용수익금을 산정해야 하지만 업무 편의상 은행이 직접 계산해왔다. 공탁금 관리에 들어가는 운용비를 직접비와 간접비로 나눠 기재하는데, 은행은 공탁금을 관리하는 직원의 인건비만 산정해야 함에도, 본사 직원 인건비까지 간접비로 계산해 운영비를 과다계상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은 “출연금 산정 진행은 공탁금관리위원회가 모든 권한을 갖고 있고, 회계법인의 업무 과정에 은행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는 없다”고 해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당행을 포함한 10개 공탁금 보관은행은 법원공탁금 출연금 규모 산정을 위한 공탁금관리위원회의 자료 제출 공문에서 정하고 있는 양식에 따라 정해진 기일까지 자료를 제출하고 통상 2~3개월 후 출연금액과 납부 방법 및 시기를 통보받을 뿐”이라고 말했다.

A씨는 현재 신한은행이 공탁금을 다른 자산과 구별하지 않고 운용하는 것도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주장한다.

A씨는 “공탁금은 언제든 찾아갈 수 있어야 하는 돈인 만큼 신탁계좌와 같이 따로 구별해 관리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물론 공탁금을 신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법령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4년에 한 번씩 공탁금 보관은행 지정을 위해 제출하는 ‘적격성 심사’ 관련 제안서에는 분명히 ‘공탁금을 별도로 투명하게 운영하겠다’는 약속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일반 자산과 마찬가지로 공탁금을 ‘별단예금’으로 관리한다. 그리고 이 돈을 법원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저리의 신용대출 혹은 가계대출 등에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 공탁금관리위원회는 공탁금 보관은행의 출연금 산정 기준이 명확지 않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뉴시스]

공탁금 운영을 둘러싼 갑론을박

이에 대해 신한은행 측은 공탁금을 별도로 관리해야 할 의무가 없음을 강조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법원에서도 공탁금 보관은행에 이러한 의무를 부여하지 않았고 공탁금 보관은행도 공탁금을 별도로 관리해야 할 의무가 없다. 내부 규정에 따라 운용하는 것이 가능하며, 공탁금을 언제든 인출에 응할 수 있는 일시적 예치 계정에 넣어 운용한다”고 말했다.

한편 법원은 공탁금 보관은행의 공탁금 운용 기준을 묻는 ‘주간동아’ 질의에 응하지 않았다. 만약 연간 8조 원 규모의 공탁금을 관리·운용하는 공탁금관리위원회가 객관적인 출연금 산정 기준도 없이 보관은행이 제출한 자료에 의존해 출연금을 산정하고, 또 공탁금 운용에 대한 기준도 갖고 있지 않다면 이는 분명 문제라 할 수 있다. 노 원내대표도 이에 대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는 ‘도덕적 해이’이고, 그 피해는 사법서비스진흥기금 감소와 국민을 위한 사법서비스 기능의 축소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금까지 수의계약으로 진행된 공탁금 보관은행 선정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11월 법원은 처음으로 인천지방법원에 시범적으로 공개경쟁입찰 방식을 도입하긴 했지만 진정한 공정성 제고를 위해서는 공탁금 규모가 가장 큰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공개입찰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자체 금고 선정 등 다른 기관 사업은 공개경쟁 방식으로 이미 전환됐는데 유독 공탁금 보관업무만 수의계약을 유지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주간동아 112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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