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젠더폭력 뭐냐’ 묻는 홍준표 경악, 제1당 대표라는 게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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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9월 20일 10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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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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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0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젠더 폭력’ 발언 논란과 관련해 “여성과 소수자에 대해 낮은 인식을 드러낸 게 한 두 번이 아니지만 이런 분이 대통령 후보였고 제1당의 대표라는 게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맹비난했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여성위원장 이전에 한 명의 여성으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홍준표 대표는 19일 당 혁신위원회가 주최한 ‘한국정치 : 마초에서 여성으로’ 여성정책 토크콘서트에서 강릉원주대 강월구 초빙교수의 발제를 들은 뒤 “권력의 불평으로 인해 생겨나는 폭력을 젠더폭력이라고 한다? 나는 이게 선뜻 이해가 안 된다. 어떤 내용인지 말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강 교수가 “나보다 더 권력이 낮은 사람을 성폭력 해도 나는 괜찮아 그리고 내가 돈으로 여성을 사서 성욕을 풀어도 괜찮아 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고,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은 “요즘 세상에 남성우월적으로, 남자 권력으로 여성을 지배한다는 것은 이미 지나간 이야기”라며 “성평등을 넘어 여성 우월적으로 가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든다. 주장이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채경옥 한국여성기자협회 회장은 “당 대표가 ‘젠더 폭력’이 무엇이냐고 묻고, 류 위원장이 부연설명을 하는 것을 들으니 ‘한국당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꼬집었다.

양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홍 대표는 젠더 폭력이 뭐냐고 물어 참석자 모두를 경악케 했다. 더 충격적인 건 (행사를)주최한 혁신위원회의 류석춘 위원장이 요즘 세상에 젠더 폭력 어딨냐고 반문하면서 마초에서 마초로 가는 ‘마초당’ 비아냥을 받았다”며 “자유한국당 의원은 여성이 모인 행사에서 집사람이라는 표현을 반복해서 쓰고 ‘요즘은 여성이 우월하다’ ‘트렌스젠더는 아는데 젠더는 모르겠다’하면서 사회적 만연한 성차별을 아예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고 질타했다.

이어 “여성 정책 토론회의 취지가 무색하게 ‘여성들이 국회에 들어오며 싸우기도 잘 싸운다. 남자는 눈치 보는데 여자들 눈치 안 보고 잘 싸우더라’며 성차별적 발언을 쏟아냈다”며 “여성 목소리 듣겠다는 현장에서도 무지를 드러내며 여성과 소수자 무시하는 홍 대표와 한국당 태도는 지켜보는 사람을 부끄럽게 한다. 홍 대표는 또한 행사 중간에 눈 감고 조는 모습도 보였다”고 지적했다.

양 최고위원은 “홍 대표의 이런 발언 태도가 젠더 폭력이다. 류석춘 위원장과 홍 대표는 공개적으로 사과하라”며 “한국당에도 여성 의원과 여성 당원이 있다. 여성 비하적 차별적 행태에는 당적 떠나 여성으로 함께 분노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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