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손사래 치는 박시환… 함께 거론 전수안 “박시환이 최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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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안 前대법관, 페북 글 올려 ‘박시환 밀기’… 박시환 前대법관 “靑에 사양 뜻 전달”
문재인 대통령, 이르면 17일께 지명

“박시환 전 대법관이 이 시점에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데에 이의를 제기하는 분은 없을 것이다.”

전수안 전 대법관(65·사법연수원 8기)이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박 전 대법관(64·12기·현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 다음 달 24일 임기를 마치는 양승태 대법원장의 후임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전 전 대법관과 박 전 대법관은 2006년 7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5년 동안 함께 대법관으로 재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 전 대법관과 전 전 대법관을 각각 새 대법원장 후보 1, 2순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법관은 페이스북에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던데, 법원 안팎의 간절한 염원이 부디 이루어지기를”이라는 글도 올렸다. 문 대통령이 박 전 대법관을 새 대법원장으로 임명하길 바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여기에 일부 동료 법조인들이 댓글을 달아 “이의 있다. 전 전 대법관이 가장 적임자다”, “초대 여성 대법원장이 나올 때가 됐다”며 전 전 대법관이 새 대법원장으로 적합하다는 반론을 제기했다. 이에 전 전 대법관은 댓글을 통해 “여성 대법원장이 유일하거나 최고의 가치는 아니다”라며 “검찰은 재개발, 법원은 재건축 수준의 응급수술이 필요한 비상시다. 촌각을 다투는 어려운 시점에 여의사를 고집할 환자나 가족은 없을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근 박 전 대법관에게 새 대법원장을 맡아 달라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 전 대법관은 완강하게 고사했다고 한다. 박 전 대법관은 1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생각이 없다’는 제 뜻은 (문 대통령에게) 전달이 됐다. 제 입장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 생각이 변화됐다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법관은 문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대법관이 되기 전인 2004년 문 대통령과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으로 활동했다. 최근 법원공무원 4166명과 법관 92명이 참여한 법원노조 투표에서 전 전 대법관과 박 전 대법관이 각각 대법원장 후보 1, 2위로 뽑혔다.

문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 후반(17, 18일) 새 대법원장 후보자를 지명할 가능성이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데 한 달가량 걸리기 때문에 양 대법원장 퇴임(9월 24일) 전 새 대법원장 임명을 위한 절차가 마무리돼야 하기 때문이다. 양 대법원장과 전임 이용훈 전 대법원장은 각각 2011년 8월 18일, 2005년 8월 18일 후보자로 지명됐다.

법조계 일각에선 박, 전 전 대법관이 끝까지 새 대법원장직을 고사하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출신 김선수 변호사(56·17기)가 후보자로 지명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변호사가 대법관 출신이 아니라서 문 대통령이 그를 지명하는 데 부담을 느낀다는 분석이 많다.

김윤수 ys@donga.com·이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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