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全大 모드’ 돌입… 홍준표 대세론 vs 외부영입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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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일 새 지도부 선출 의결… 정우택, 당 대표 불출마 선언
黨 일각 김병준-황교안 등 접촉설
홍준표 “선거 지고도 보너스 잔치”… 또 페북에 黨 비판 글 올려 논란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새 지도부가 7월 3일 선출된다. 최대 표차(557만여 표) 대선 패배에 이은 당 지지율 지속 하락이란 최악의 상황에서 누가 ‘보수 재건’의 적임자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한국당은 22일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차기 당 대표 및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7월 3일 열기로 의결했다. 지난해 12월 16일 이정현 전 대표 사퇴 이후 이어진 ‘비대위 체제’를 199일 만에 마감하는 셈이다.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차기 전당대회 일정을 전한 뒤 자신은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요 당 대표 후보인 정 원내대표가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당 차기 당 대표는 ‘홍준표냐, 아니냐’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대선 패배 뒤 미국에 머물고 있는 홍 전 후보는 연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권 장악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날은 “그동안 한국당은 웰빙 정당이었다. 치열한 사명의식도, 투철한 이념도 없었다”며 다시 한번 당 쇄신을 강조했다.

다만 홍 전 후보의 ‘페이스북 정치’가 오히려 당심(黨心) 잡기에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그의 독설이 당내로 향하면서다. 이날 페이스북에선 “지난 대선에서 15% 이하 득표로 선거보전금이 나오지 않을까 봐 방송광고도 문재인 안철수 후보에 비해 4분의 1 정도만 했다. 사실상 대선 홍보를 포기했고, 대선 후 당권 향배에만 신경을 썼다. 그런데도 선거 패배 후 당직자들에게 보너스 잔치를 했다”고 적어 논란이 일었다.


한국당 관계자는 “방송광고는 TV와 라디오 30회씩 (법의 허용치를) 모두 채웠다”며 “당 사무처 직원들에겐 1월에 휴가를 가지 못해 200만 원씩 휴가비를 준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홍 전 후보가) 당 대표는 눈감고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글을 올리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17일에는 페이스북에 친박(친박근혜) 진영을 향해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더니 당권 차지해 보려고 설치기 시작했다”고 적어 친박 진영의 강한 반발을 샀다.

현재 당내에선 당 대표 후보로 나경원 원유철 정진석 홍문종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 맞서 강한 야당을 만들 수 있는 ‘공격력’만 놓고 본다면 홍 전 후보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선 ‘외부 인사 영입론’이 힘을 얻고 있다. 대상은 김병준 전 대통령정책실장과 김황식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이다. 실제 일부 당내 인사가 이들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사실상 당의 대주주도 없고, 구심점도 사라진 상황에서 특정 인물을 추대할 동력이 없다는 점이다. 외부 인사가 당 대표 경선에 뛰어들려면 당내 주류 세력의 지원이 필요한데 현재 한국당은 주류 세력 자체가 와해된 모양새다. 한국당 재선 의원들은 28, 29일 별도 연찬회를 연다. 6월 1, 2일에는 한국당 전체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연찬회가 열린다. 이들 자리에서 ‘홍준표 대세론’과 ‘외부 인사 영입론’ 등이 팽팽히 맞설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egija@donga.com·송찬욱 기자
#자유한국당#홍준표#지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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