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100만대 생산기지 착착 진행… ‘노사 상생’ 일자리 만들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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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6기 광역단체장 취임 2년 릴레이 인터뷰]윤장현 광주시장

윤장현 시장은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에 둥지를 튼 한국전력을 기반으로 에너지 전략산업 육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중심으로 한 문화융합 등 3대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광주시 제공
윤장현 시장은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에 둥지를 튼 한국전력을 기반으로 에너지 전략산업 육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중심으로 한 문화융합 등 3대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광주시 제공
《‘오로지 민생(民生)….’ 윤장현 광주시장(67)은 2년 전 취임 당시 “민주화 성지의 광주를 따뜻하고 넉넉한 도시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일부 지인은 ‘민생 행보는 표(票)가 안 되는데’라며 걱정한다. 그에게는 유불리(有不利) 정치 셈법보다 미래 먹을거리 확보나 청년 일자리 창출이 더 큰 화두(話頭)다.》

그가 취임 직후 ‘광주를 자동차 100만 대 생산도시로 만들겠다’는 광주 몽(夢)을 밝히자 일부는 힘든 일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광주는 1965년 차량 조립을 시작해 현재 연간 62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자동차 도시다. 광주 몽은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 자동차 생산단지를 조성해 차량 38만 대를 추가 생산하는 것이다.

윤 시장은 2년 동안 시민들과 함께 광주 꿈을 착실히 준비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자동차 100만 대 생산기지 조성사업은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사업의 핵심 추진동력은 적정 임금을 받고 안정적 고용이 가능한 노사 상생 광주형 일자리다.

윤 시장은 “광주가 국가 폭력과 군부 독재로 어려운 시기에 고난을 피하지 않고 민주화운동을 했듯이 힘들지만 타협과 양보를 통해 경제민주화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를 만들어 제조업 위기를 극복하고 싶다”고 했다. 그에게 광주의 꿈을 들어본다.

―자동차 100만 대 사업이 국가사업으로 확정됐는데….

“자동차 100만 대 사업은 예산 3030억 원 규모로 정부로부터 타당성을 인정받았다.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시장의 전망이 밝은 것도 호재다. 광주는 친환경 자동차 생산 메카가 될 것이다. 광주 빛그린산업단지(407만 m²)에는 2021년까지 친환경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 전용 부품 생산단지 등이 들어선다. 광주는 사업 추진으로 7900억 원의 생산과 7000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 100만 대 사업에 기울인 노력은….

“자동차 100만 대 사업으로 미래 먹을거리를 만들고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싶었다. 광주를 생산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고 공약하자 처음에는 다들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공직자를 비롯해 각계에서 진심을 갖고 추진했다. 시민들은 2014년 (사)자동차산업밸리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또 시민 104만 명이 자동차 100만 대 사업 추진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광주시는 최초로 자동차산업과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만드는 사회통합추진단을 신설했다.”

―광주형 일자리가 관심을 끈다.

“한국은 다양한 원인으로 제조업 위기를 맞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는 주거, 교육복지, 의료 등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연봉은 적정 수준으로 맞춰 제조업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광주형 일자리 모델이 새로운 법인의 근로자 임금을 4000만 원으로 낮추는 대신 절감된 인건비 일부를 지역산업계와 나눠야 한다고 제안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근로자가 이윤을 창출하고 경영에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소득 하위 근로자들의 임금이 늘어날 것이다. 친환경 자동차 산업에 광주형 일자리를 처음 적용하기 위해 각계와 소통하고 있다. 험난한 길이지만 회피할 길이 없는 필연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광주형 일자리를 설명했고 기업인들도 관심을 갖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 법인 설립에 시민들은 크라우드펀딩으로, 광주시는 상징적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 출장 때 이코노미석만 이용한다는데….

“제 사이즈가 작아(웃음) 비행기 이코노미석도 괜찮다. 아버지(93)와 장모(94)를 모시고 있는데 변화를 불편하게 느끼실까 봐 관사에 들어가지 않았다. 핸들 감각을 잊지 않기 위해 공식 일정이 아니면 승용차도 직접 운전한다. 의업(醫業)과 시민운동을 해 행정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특권의식이나 사리사욕을 채우는 부정한 시장이 되지 않도록 항상 노력한다. 자신이 없어 스스로 가치의 틀을 만들고 매일 마음을 다잡는다. 개인 선물 구입도 개인 신용카드를 쓰는 것이 맞다. 1998년 기아차가 부도났을 때 기아차 살리기 범시민운동을 했고 그 후 처음 생산된 빨간색 쏘울을 구입해 탔다. 시장이 된 후 관용차도 쏘울 전기차다.”

―민선 6기 2년 성과와 향후 역점 사안은….

“광주는 지난해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개최나 호남고속철도(KTX) 개통, 대구∼광주 고속도로 완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 등 큰일이 많았다. 앞으로 2년간 역점 사안의 핵심은 여전히 먹고살 거리를 찾는 민생이다. 광주발 광주형 일자리가 한국 제조업 위기 극복 모델이 되기를 바란다.”
:: 윤장현 광주시장 ::

광주 남구 구동에서 태어난 윤 시장은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드물게 전직(前職)이 의사다. 광주에서 30여 년간 안과 진료를 한 토박이다. 의업(醫業)을 하면서 아름다운가게 전국대표, 한국YMCA전국연맹이사장 등 시민운동을 하며 전국적인 네트워크와 사회적 안목을 쌓았다.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시민시장 후보로 나서 당선됐다. 그는 수차례 히말라야 원정대장이나 대한산악연맹 부회장을 맡았다. 자동차 100만 대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자 “히말라야 정상은 갑자기 다가서는 게 아니라 1, 2, 3캠프를 하나씩 밟아야 하는데 관련 사업이 시작점 1캠프를 통과한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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