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수단, 발사대서 폭발… 기술자들 중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김정은 재촉에 무리한 발사 강행

북한이 하루에 두 차례나 무수단미사일을 발사했다가 모두 실패했던 4월 28일 이후 33일 만인 31일 기습적으로 ‘만회용 재발사’에 나섰다. 결과는 또 실패였다. 무수단미사일을 사상 최초로 발사했던 4월 15일부터 31일까지 한 달 반여 동안 4차례나 실패한 것.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실패 원인을 분석하는 대신 무리하게 실험에 나서면서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발사 단추를 누르자마자 폭발한 것을 두고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나친 압박이 오히려 기술력의 퇴보를 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이동식 발사 차량(TEL)을 이용해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시도한 시간은 이날 오전 5시 20분경이다. 원산과 비교적 가까운 강원 속초 지역의 일출 시간이 오전 5시 5분이었음을 감안하면 동이 트자마자 성급하게 발사 단추를 누른 셈이다.

지난번 무수단미사일 발사 때처럼 단 몇 초라도 비행하다가 추락하거나 폭발한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발사대에서 미사일이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대 인근에 있던 기술자들이 치명적인 독성이 있는 액체 연료인 비대칭 디메틸히드라진과 산화제인 적연질산에 노출되면서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괌 미군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하려다 오히려 기술적 한계와 인명을 경시하는 모습만 드러내는 자충수를 둔 셈이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긴장 조성 차원에서 무수단미사일 도발을 이어 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무수단#발사대#폭발#중상#김정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