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전투 벌려 뭐해”…北 ‘200일 전투’에 주민·간부 반발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5월 31일 1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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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70일 전투’를 실시한지 한 달도 안 돼 또 ‘200일 전투’를 예고하자 주민뿐 아니라 간부들까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고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데일리NK 등 북한 전문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날 RFA는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주민들이 ‘200일 전투’를 강요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를 도발이라고 표현하며 매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전투’로 시작해 ‘전투’로 마감 짓는 게 올 한해”라며 “인민이야 고달프든 말든 주인 없는 소처럼 마구 부려도 되는 것이냐”는 말로 당국을 비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200일 전투’의 성과를 위해 북한 당국이 새로 만든 ‘만리마’라는 구호에 대해 소식통은 “‘만리마’는 김일성이 내놓은 ‘천리마’에 김정일이 내놓은 ‘속도전’을 합친 것”이라고 말한 뒤 “북한 주민들은 ‘만리마는 천리마 보다 날개가 열 배나 길어 얼마 못 가 날개가 부러질 것’, ‘천리마(김일성)는 이미 송장이 된지 오랬고 속도전(김정일)은 아직도 지옥의 불바다에서 행방 없이 헤매고 있다’는 농담을 주고받는다”고 밝혔다.

데일리NK 역시 평안남도 소식통을 인용해 “주민들은 ‘어느 것 하나 해결되는 게 없이 맨날 전투나 벌려서 뭘 하냐’며 대놓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북한 주민들의 하소연 외에 간부들도 ‘200일 전투’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FA는 “북한 간부들은 나라의 발전을 위한 뚜렷한 대책도 없이 왜 당 대회를 서둘렀는지 이해할 수 없다. 1950년대 식 잣대를 들이 댄 ‘200일 전투’를 장마당 경제에 의존해 사는 인민들이 감당할 수 있겠냐며 실패를 전망했다”고 전했으며, 데일리NK도 소식통을 인용해 “일부 간부들도 ‘금방 전투가 끝났는데 또 무슨 전투타령이냐’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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