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成과 특별한 관계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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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정치 신경쓸 여력 없다”… 성완종 언급 ‘대망론’ 부인
成측근 “2013년 방한 반총장… 서산장학재단 행사 챙길만큼 친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이 16일(현지 시간) 자신의 차기 대선 출마를 막기 위해 정권 차원에서 경남기업에 대한 수사가 진행됐다는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주장과 관련해 “(성 회장을) ‘충청포럼’ 등 공식 석상에서 본 적이 있어 알고 있지만 특별한 관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반 총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 의회에서 공화당 소속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과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언론 보도를 봐서 (성 회장과 관련된) 내용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나와 전혀 관계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내 정치에 관심이 없고 (사무총장 일로 바빠) 그럴 여력도 없다”며 “이런 입장을 이전에도 분명히 밝힌 적이 있는데 이런 게 또 나와 당혹스럽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이날 오후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한 행사에선 퇴임 이후 자신의 노후 계획을 스스로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이 행사의 만찬 연설에서 “퇴임 후에는 그동안 나를 위해 고생한 아내를 좋은 레스토랑에 데리고 가고 특히 손자 손녀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대권 도전과 같은 정치적 욕심이 없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별한 관계가 아니다”라는 반 총장의 직접 해명에도 성 회장 측에선 다른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성 회장의 측근인 충남 서산 지역 관계자 A 씨는 17일 “두 사람이 매우 친밀한 관계였다”며 반 총장과 관련된 2013년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2013년 8월 26일 성 회장이 충남 서산, 태안 지역 주민 다수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의 한 호텔에서 서산장학재단 주관 세미나를 열었는데 그 자리에 반 총장이 와서 인사말을 하고 기념촬영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반 총장이 당시 ‘(유엔 업무로 바빠) 이런 자리에 올 수 없는 형편인데, 성 회장에게 큰 신세를 진 사람이기 때문에 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언론인 출신인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송승호 특임교수도 “성 회장은 반 총장을 업고 킹메이커가 되려고 했다. 성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서산장학회는 그 같은 프로젝트를 추진할 전국적 네트워크였던 셈”이라며 “반 총장도 그 사실을 알고 용인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반기문#성완종#충청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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