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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따른 코드판결 우려… 독립적 ‘대법원장 추천위’ 제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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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따른 코드판결 우려… 독립적 ‘대법원장 추천위’ 제안도

황형준 기자 , 권오혁 기자 입력 2018-03-09 03:00수정 2018-03-1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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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이런 개헌을 원한다]<4> 사법부 신뢰 확보 어떻게 “대통령과 정치적 코드가 맞는 사람을 대법원장으로 임명하는 게 관행화되면서 국민들은 재판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해 불신하고 있다.”(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국민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이번 개헌에서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입법부와 행정부로부터 사법부의 인적·물적 독립이 보장돼야 한다.”(정재황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법조계에선 개헌을 통해 현행 대법원 구성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권교체→대법원장 교체→판결 영향’의 연결고리를 깨고 정치와 사법부를 엄격하게 분리시켜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 “헌법상 독립된 대법원장 추천위원회 필요”

대통령이 국회 동의를 거쳐 대법원장을 임명하는 현행 방식은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대법관의 교체는 물론이고 판결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사법부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대법원장은 대법관 임명제청권과 법관 인사를 모두 관장하며 ‘제왕적 권력’이란 지적을 받았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 인사들이 사법부 요직을 차지하면서 이런 우려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올해 안으로 보수 성향 대법관들이 퇴직하고 진보 성향 대법관들로 교체되면 대법원 판결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고영한(63·사법연수원 11기), 김신(61·12기), 김창석 대법관(62·13기)이 8월 퇴임하고, 김소영 대법관(53·19기)이 11월에 퇴임하면 김 대법원장 체제에서 임명된 대법관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사법부 내 지형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61)는 “대법원장과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등은 별도로 구성한 인사추천위원회가 후보자를 배수로 추천해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에서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헌법에 근거한 독립적 기구를 만들어 후보자를 추천하자는 것이다. 반면 한국헌법학회장을 맡고 있는 고문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58)는 “너무 많은 개혁을 하면 혼란스러울 수 있다”며 “현행 방식이 국회 동의를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얻고 있는 만큼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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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6년인 대법관 임기를 미국의 연방대법관처럼 종신제로 늘리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주장도 있다. 박일환 전 대법관(67)은 “미국은 종신제이다 보니 (길어야 임기 8년인) 대통령 한 명이 임명할 수 있는 대법관이 거의 없다”며 “이렇게 하면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제청권도 크게 이슈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헌법재판관, 9명 전원 국회서 뽑아야”

대법원장의 헌법재판관 3인 지명권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나온다. 현재 헌법재판관 9명은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3인씩 지명하게 돼 있어 사실상 여당 측의 추천을 받은 재판관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장영수 교수(58)는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자기가 임명한 헌재 소장이 판단하는 만큼 탄핵이 기각될 것으로 믿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애초에 그런 여지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국회에서 9명을 추천하되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거치도록 해 정치색이 옅은 인물을 추천해야 한다”고 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를 대체할 사법평의회 도입과 관련해선 대체로 반대 의견이 많았다. 사법평의회는 대통령과 국회가 선출한 위원 다수가 법관 인사 등 사법행정을 총괄하는 유럽식 기구로,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에서 신설이 거론되고 있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62)은 “사법평의회는 삼권분립의 정신에 맞지 않고, 정치적 영향을 받게 돼 법관의 독립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반대했다. 반면 정재황 교수(60)는 “하나의 위원회를 통해 별도로 행정과 인사를 담당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대법관, 지방법원 판사, 외부 인사가 참여하면 권한의 오남용 문제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법원 일각에는 사법부 독립을 위해 미국 연방법원처럼 사법부에 예산편성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우리 사법부는 예산편성권이 없어 매년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권오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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