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광주시장 “광주형 일자리, 실업문제 풀 열쇠… 전국에 널리 확산됐으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시도지사 릴레이 인터뷰/문재인정부에 바란다]

《3일 광주 광산구 진곡산업단지 (재)광주그린카진흥원 현관 앞에 파란색 승용차 한 대가 멈췄다. 문을 열고 내린 사람은 윤장현 광주시장(68). ‘시장 1호차’인 쏘울은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만든 전기차다. 그린카진흥원은 광주를 친환경자동차 메카로 만들 연구시설 중 하나다. 진흥원 1층 로비에서 진행된 동아일보, 채널A 공동 인터뷰에서 윤 시장은 “체구가 작아 쏘울을 타도 전혀 불편한 것이 없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안과 의사로 일하며 시민운동을 하다 광주시장이 된 그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마음을 지키려 노력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 덕분에 윤 시장은 올해 매니페스토 평가 때 재정관리와 소통 분야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

3일 광주그린카진흥원에서 진행된 동아일보, 채널A 공동 인터뷰에서 윤장현 광주시장은 임금 격차 해소와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실현할 ‘광주형 일자리’의 적극적인 추진을 강조했다. 그는 이동할 때마다 항상 전기차 ‘쏘울’을 탄다(아래 사진).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3일 광주그린카진흥원에서 진행된 동아일보, 채널A 공동 인터뷰에서 윤장현 광주시장은 임금 격차 해소와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실현할 ‘광주형 일자리’의 적극적인 추진을 강조했다. 그는 이동할 때마다 항상 전기차 ‘쏘울’을 탄다(아래 사진).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광주형 일자리’가 주목받고 있다.

“대기업 일자리는 연봉 8000만 원에서 1억 원이다. 하지만 비정규직은 연봉 2000만 원 안팎도 많다. 이런 사회적 격차를 줄여 적정 임금을 지급하고 동시에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광주형 일자리다. 광주형 일자리의 배경에는 공동체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5·18민주화운동 정신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노사와 시민단체 등 22개 기관·단체가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핵심을 반영한 기초협약을 맺었다. 적정 임금 및 근로시간 실현, 노사 책임경영 구현 등이 담겨 있다.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의 약속인 만큼 누구도 쉽게 뒤집지 못할 것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한국 제조업 제2의 르네상스와 함께 좋은 일자리 창출을 이끌 수 있다.”

―일찍부터 공공기관 비정규직 해소에 나섰는데….

“2014년 취임 직후 행정의 공공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광주시와 공사·공단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직원 774명의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을 단행했다. 올해 안에 모두 정규직으로 바뀐다. 일부에선 인건비가 늘고 노조가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2년간 지켜보니 오히려 연간 2억4000만 원을 아꼈다. 용역회사에 지급하던 비용이 감소한 덕분이다. 무엇보다 정규직 전환 후 직원들의 자존감이 높아진 것이 긍정적이다. 이 같은 공공분야 일자리 창출은 사회 일자리 증가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 노조를 대화 파트너로 인정해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광주의 미래 먹을거리는 무엇인가.

“지난달 중국 다롄(大連)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 휴먼시티를 주제로 발표했다. 광주는 대량생산과 인터넷 등이 상징인 2, 3차 산업혁명에서 외면당했다. 로봇공학과 인공지능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친환경자동차와 에너지신산업, 문화콘텐츠라는 3대 먹을거리를 찾았다. 나주 빛가람 공동혁신도시에 둥지를 튼 한국전력과 함께 광주·전남을 에너지 신산업의 중심지로 만드는 에너지밸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광주를 수소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자동차의 선도 도시로 만들고 있다. 국가사업인 빛그린 산업단지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곳에 3030억 원이 투입돼 친환경자동차 부품클러스터가 들어선다. 빛그린 산단을 광주형 일자리가 뿌리내리는 성공모델로 만들고 싶다.”

―한전공대 설립을 추진 중인데….

“에너지 산업은 미래 먹을거리다. 철강과 조선 중화학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신재생 에너지와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이 새로운 산업동력이다. 빛가람 공동혁신도시와 가까운 광주 남구 대촌동에 147만 m² 규모의 에너지밸리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고 우수 기업들이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 연구기관은 없다. 반면 중부에는 KAIST, 영남에는 포스텍이 있다. 한전공대가 문을 열면 신성장 동력과 학문을 개발하는 곳이 될 것이다. 한전공대 설립은 지역차별 해소의 문제로 접근한 것이 아니다. 한국의 성장엔진과 미래인력 양성이라는 국가 발전의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

―올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은 의미가 커 보인다.

“5월 정신은 불의의 국가폭력에 저항한 공동체 정신이다. 인간 존엄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광주에 사는 걸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37주년을 맞은 5·18민주화운동은 시대적으로 재평가받았다. 그러나 진실은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당시 항쟁의 진원지인 광주 동구 금남로에 있는 전일빌딩 10층에서 헬기 총격 흔적이 150개 이상 발견됐다. 그러나 신군부는 여전히 헬기 사격을 부인하고 있다. 진실은 규명하면서 이를 폄훼하고 왜곡하는 행위는 처벌해야 한다. 5·18은 광주만의 일이 아니라 한국 사회가 승화시켜야 할 미래의 가치다.”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광주형 일자리가 한국 사회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라고 평가한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이 완성돼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과 협력을 요청한다. 또 10여 년 전부터 아시아인권위원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며 인도적 대북 지원 활동을 했다. 남북 갈등은 경제적 불확실성과 대립 격화 등 여러 문제를 유발한다. 이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없다. 정부가 북한을 만나 대화하면서 주변 국가들을 동참시키면 좋겠다.”

―민선 6기가 1년 남았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광주는 따뜻한 남도의 정이 넘치는 곳이다. 앞으로 광주를 한국에서 가장 당당하고 따뜻한 지역으로 만들고 싶다. 광주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미래 먹을거리를 함께 만들어가겠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 윤장현 광주시장 인터뷰는 18일 오전 8시에 시작하는 채널A ‘김현욱의 굿모닝’에서도 방송됩니다. 다음은 안희정 충남도지사입니다.


:: 윤장현 광주시장
::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서중과 살레시오고를 거쳐 조선대 의대를 졸업했다. 군의관 시절 2년을 빼고 광주를 떠난 적이 없다. 군 복무 당시 1977년 전북 이리역에서 폭발사고가 나자 명령이 내려오기에 앞서 현장에 출동해 구조작전에 나선 일화가 있다. 30년 넘게 광주에서 안과 의사로 일하며 2006년 아름다운가게 전국대표, 2008년 한국 YMCA 전국연맹 이사장을 지내는 등 전국의 다양한 시민사회단체와 활발히 교류했다. 2014년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정치에 입문해 민선 6기 광주시장에 당선됐다.
#문재인 정부#윤장현 광주시장#일자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