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뒷談]‘김’ 빠진 김부겸 마케팅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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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당권후보 3인 대구서 러브콜… 金 “감기 심해” 연설전 자리 떠
“지지후보 말 못해” 거리두기

김부겸 전 의원
김부겸 전 의원
“김부겸 전 의원님! 어디 계세요?”

25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합동 연설회. 내빈을 소개하던 사회자는 400여 관중 앞에서 김 전 의원을 찾았다. 행사 진행 요원들이 이곳저곳을 훑어봤지만 어디에도 김 전 의원은 없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대구시당 대의원대회에 참석했다. 합동 연설회 직전까지만 해도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문재인 박지원 이인영 의원 등 당 대표 후보들은 합동연설회에서 한목소리로 ‘김부겸 마케팅’을 외쳤다. 그러나 정작 김 전 의원이 자리를 비운 탓에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듯한’ 분위기였다.

김 전 의원은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감기가 걸려 끝까지 있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후보를 지지할 생각이냐고 묻자 “내가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며 말을 아꼈다. 이를 놓고 김 전 의원이 합동연설회에서 당권 주자들이 일제히 자신을 언급한 것을 부담스러워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초 김 전 의원은 비노(비노무현) 진영에서 문재인 의원의 대항마로 2·8전당대회 출마 요구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내년 총선에서 대구에 출마하겠다며 당 대표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구 지역 지지자들의 만류도 있었다.

새정치연합의 한 당직자는 “전대가 흥행이 안 되는 데다 대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나올 수 있었던 만큼 김 전 의원이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불편하게 느끼지 않았겠느냐”며 “김 전 의원이 대구에서의 당선을 위해 당과 거리를 두자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김부겸#마케팅#정가뒷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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