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풍? 문제 인물?…기관장 사퇴 이슈로 과학계 ‘몸살’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16일 0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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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기관장 사퇴 압박에 따라 과학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한 과학계 기관장들이 연이어 속출하고 있어서다. 문제 있는 당사자들의 퇴진이라는 견해와 정치 외풍이라는 지적이 엇갈린다.

하재주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이 중도 사퇴한데 이어 손상혁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도 중도에 물러났다. 최근엔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이 사퇴 위기에 내몰렸다 가까스로 ‘직무정지’ 위기를 모면했다.

16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국가 연구비 횡령 등의 혐의로 신성철 총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고, 카이스트 이사회에 공문을 보내 직무 정지를 요구했다.

이에 카이스트 이사회는 14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정기이사회를 열고 신 총장 직무정지 안건 의결 등을 진행했다.

하지만 직무정지 안건 의결 처리를 앞두고 과학기술계와 카이스트 학내외에서 신 총장 구명 요구가 확산되자 카이스트 이사회는 신 총장 직무정지에 관한 의결을 유보했다.

카이스트 이사회는 “최고 지성의 전당인 카이스트 총장 직무를 정지시키는 것은 매우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사회는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직무정지 건은 차기 이사회에서 심의·의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카이스트 이사회는 내년 신 총장 직무정지 안건을 다시 심의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사태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도 보도되며 과학계 안팎의 이목을 끌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신 총장 의혹에 대한 과학기술계 반발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네이처는 이번 사태에 정치적 배경이 있다고 보는 과학자가 많다고 전했다. 네이처는 “한국의 많은 과학자들이 (이번 사태를) 전 정부에서 임명된 신 총장을 제거하려는 정치적 시도로 의심하고 있다”며 “이들은 신 총장의 직무를 정지시키라는 요구가 불충분한 증거에 근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보도했다.

이렇듯 정치 외풍에 한국 과학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계속되자 앞서 중도 사퇴한 과학계 기관장들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재주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지난달 3년의 임기 중 절반을 조금 넘긴 상태에서 중도 퇴임했다. 당시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 한국원자력연구원지부는 성명을 내고 “명확한 사유나 공식적 의견 표명없이 정부가 정무적 판단을 이유로 원장의 사퇴를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달 손상혁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도 임기를 2년 넘게 남기고 사의를 밝혔다. 그 역시 과기정통부로부터 교수 재임용 부당 지시와 연구비 부당집행 등을 이유로 두 차례 감사를 받았다. 당시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협의회와 학생 등은 과기정통부의 감사에 대해 “부당한 감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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