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개막 전날 평양선 ‘군사 퍼레이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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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부터 남북 평창 교류]2월 8일 정규군 창설 70주년 행사
주중 각국 대사관에 초청공문 보내
세계 이목 쏠릴때 ‘존재감 드러내기’

북한이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 전날인 2월 8일 평양에서 군 열병식을 포함한 각종 군사 이벤트를 벌일 예정인 사실이 확인됐다. 본보는 18일 주중 북한대사관 무관부가 이 열병식 초청과 관련해 현지 각국 대사관 무관단에 보낸 공문(사진)을 입수했다.

북한은 공문에서 “무력성의 위임에 따라 군 창건 70주년 축제 행사에 각국 대사관 무관과 부무관, 이들의 배우자들을 평양에 초대한다”고 밝혔다. 또 항공료 등은 각자 부담이지만 북한 내에서의 모든 여행비는 자기들이 부담한다고 적시했다. 초청 기간은 2월 6일부터 10일까지라고 밝히며 참가를 희망하는 무관은 이달 20일까지 북한대사관에 연락해 줄 것을 요청한 뒤 담당자 전화번호를 적었다.

북한은 1977년부터 김일성이 항일유격대를 조직했다는 1932년 4월 25일을 북한군 창건일로 기념해 왔다. 이와 별도로 1948년 2월 8일을 ‘(북한 정권) 정규군 창설일’로 규정했으나 특별한 기념행사를 하지는 않아 왔다. 그런데 2015년 2월 8일 군 열병식을 개최하며 갑자기 ‘정규군 창설일’도 기념하기 시작했다. 올해 2월 8일은 북한군 정규군 창설 70주년인 셈이다.

한국 정부의 대북 소식통은 18일 “북한이 평양 미림비행장에 병력 1만2000여 명과 포병 장비 등 차량 50여 대를 동원해 2월 8일 군 열병식을 준비하는 동향이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은 평화와 군사적 긴장이 공존하는 한반도의 기묘한 풍경을 연출해 국제사회에 보여주면서 ‘언제든 전쟁이 터질 수 있으니 결국 우리(북한)와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세계의 관심을 ‘평창’이 아닌 ‘평양’으로 쏠리게 하고, 이를 선전 도구로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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