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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찾은 김부겸 “차렷! 국민께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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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찾은 김부겸 “차렷! 국민께 사과”

조동주 기자 입력 2017-08-14 03:00수정 2017-08-14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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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성-강인철 ‘촛불 비하’ 공방에 “국민 여론 들끓는다” 수뇌부 질타
검경 수사권 조정 차질 우려한 행보
“자성하겠습니다” 13일 경찰청에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이 “차렷! 국민 여러분께 대하여 경례!”라는 구령을 한 뒤 경찰 수뇌부와 함께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 왼쪽과 오른쪽이 최근 갈등을 빚은 이철성 경찰청장과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차렷! 국민께 대하여 경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13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을 방문해 직접 구령을 붙이며 경찰 수뇌부와 함께 고개를 숙였다. ‘촛불 비하 발언’ 논란으로 진실 공방을 벌여온 이철성 경찰청장(59)과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57·치안감)을 포함해 경찰 수뇌부와 일렬로 나란히 서서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이다. 경찰 수뇌부의 자중지란(自中之亂)이 장기화할 경우 청와대가 검찰 개혁을 목적으로 추진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조치다.

○ 고개 못 든 이철성, 강인철

휴일인 이날 김 장관은 경찰청에 이 청장과 강 학교장, 그리고 치안정감 이상 최고위 간부를 소집해 전국 경찰 지휘관 회의를 주재했다. 전국의 치안감급 지방경찰청장은 실시간 화상회의로 참여했다. 김 장관은 TV 생중계 카메라 앞에서 “경찰에 대한 질타로 국민 여론이 들끓고 있다”며 경찰 수뇌부를 나무랐다. 행안부 장관이 산하 외청인 경찰의 수뇌부 문제에 개입해 공개적으로 질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 장관은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단호한 목소리로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채 안 됐고 일부 부처는 장관 후보조차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안보가 불안정한데 민생치안 최일선에 있는 경찰이 국민적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장관은 이 청장과 강 학교장을 향해 “오늘 이후로 일체의 자기주장이나 비방, 반론을 중지해 달라”며 “불미스러운 상황이 되풀이되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김 장관 발언이 끝나자 이 청장은 “매우 부끄럽고 불미스럽게 생각하고, 이번 일을 뼈를 깎는 자성의 기회로 삼겠다”고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 숙여 사과했다. 강 학교장은 “일선에서 국민을 위해 일하는 동료 경찰관께 송구스럽다”면서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경찰관을 양성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경찰을 만들겠다”며 저항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강 학교장은 자리에 앉아서 발언을 했다가 김 장관이 “국민께 사과 인사하라”고 지시하자 뒤늦게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 경찰 수뇌부 ‘일단 유임’


청와대는 경찰 지휘부를 일단 유임시킬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지휘권 발동을 검토했지만 ‘경찰에 명예회복 기회를 줘야 한다’는 참모진 건의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경찰 수뇌부 경질을 검토한 사실을 공개하며 자체 진화를 못할 경우 인사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압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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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청장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촛불집회를 별다른 사고 없이 관리한 점을 청와대가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또 이번에 경찰 수뇌부를 바꿀 경우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경찰 관련 현안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불미스러운 내홍의 목욕물을 버리려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인권경찰로의 재탄생이라는 아기까지 버릴 수는 없다”며 “경찰을 더 이상 흔들리게 해선 안 되겠다는 절박함으로 경찰청에 왔다”고 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김부겸#행안부#장관#경찰#이철성#강인철#촛불 비하#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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