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본 朴 전대통령 새 사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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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성남 잇는 도로 뚫리자, 재운도 함께 뚫린 명당

서울 서초구 내곡동은 풍수지리학적으로 ‘기운(氣運)’이 좋은 동네로 평가받는다.

18일 풍수지리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청계산과 구룡산 등 내곡동을 감싸고 있는 주변 산들이 거센 바람을 막아준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가 있는 ‘안골마을’은 명당에 속한다. 사저 앞에 서면 청계산이 정면으로 보인다. 과거엔 마을을 감싸 도는 개울의 수량이 적고 발원지가 짧아 재운이 부족한 산골마을로 평가됐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신석우 용인대 사회교육원 교수(풍수지리학)는 “양재동과 성남을 잇는 대로가 뚫린 뒤 부족한 물의 기운을 도로가 보충하면서 재운이 좋아졌다”고 밝혔다. 풍수에서는 도로의 기운이 물의 기운과 통한다고 해석한다.

신 교수는 내곡동을 “할아버지의 보살핌을 받는 편안하면서도 안정적인 자리”라고 말했다. 여기서 ‘할아버지’는 청계산과 광교산으로 이어지는 맥의 근원지인 백두대간을 일컫는다.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의 청계산 산줄기는 한 바퀴 빙 돌아 다시 원래 출발한 산(백두대간) 쪽을 바라보는 형세다. 이른바 ‘회룡고조형국(回龍顧祖形局·용이 몸을 휘감아 제 꼬리를 돌아보는 모양새)’이다. 신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이 현재 구속 중이어서 언제 돌아올지는 알 수 없지만 돌아온다면 고난과 어려움에서 벗어날 기운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부족한 점도 있다. 내곡동 사저는 삼성동에 비해 마당이 좁고 주위 건물이 낡아 음기(陰氣)가 강하다고 한다. 신 교수는 “마음의 여유가 줄어들고 독단적 성격이 강해질 수도 있다”며 “앞집을 매입해 정원을 만들면 이 기운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유력 인사들이 내곡동으로 몰리는 이유가 비단 풍수지리 때문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고려 대상은 맞는 것 같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취임 초기에 “청와대 터가 나빠 역대 대통령이 불행해졌다”는 말이 돌자 “나는 풍수지리 따위는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퇴임 후 거처를 알아볼 땐 내곡동 사저 집터가 좋은지 풍수지리 전문가의 의견을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퇴임 후 안위를 걱정한 것 아니겠느냐”는 평가도 흘러나왔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내곡동#풍수지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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