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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총리후보 5일만에 좌초…지명서 낙마까지

기사입력 2013-01-29 20:25:00 기사수정 2013-01-29 21: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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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스토리' 주인공 이미지에서 `특권층'으로 낙인
朴당선인 "헌재소장시 인사청문회 통과" 착각說도


`박근혜 정부'의 첫 총리로 지명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김용준 후보자가 29일 지명 5일만에 물러났다.

역대 정부의 조각(組閣)을 강타했던 인사검증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강해진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국회에 임명동의안이 제출되기도 전에 검증의 파고를 넘지 못한 것이다.

소아마비를 앓은 장애인으로 사회적 약자의 상징성을 지녔으나 지명 후 두 아들의 병역면제와 1970년대 부동산 매입 등 재산증식 과정이 격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이내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졌다.

지난 24일 박 당선인에 의해 새 정부의 첫 총리 후보자로 지명될 때만해도 김 후보자가 무난하게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였다.

그는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후 삼청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임명받게 되면 최선을 다해 헌법에 따라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해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하겠다"고 다짐하면서 "법과 질서가 지배하는 사회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의 옆에 나란히 선 박 당선인은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 대통령직인수위원장으로서 10월초부터 자신과 보조를 맞췄던 그를 "늘 약자 편에 서서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분"이라고 소개했다.

74세의 그는 소아마비를 딛고 헌법재판소장에 오른 `감동 스토리'의 주인공으로, 법치주의와 청렴성을 지켜온 원로 법조인으로, `박근혜 정부'의 약자보호 의지를 상징하는 인물로 기대를 모았다.

민주통합당에서조차 "강하게 몰아붙이기가 애매한, 우리를 난처하게 만드는 인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순탄해 보이는 출발이었다.

하지만 가장 먼저 문제가 불거진 것은 그의 두 아들의 병역면제 논란이었다.

지명 다음날인 25일 그의 장남이 1989년 신장과 체중 미달로, 차남이 1994년 질병(통풍)으로 사실상의 면제인 제2국민역(5급) 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군복무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그를 따라다니는 가운데 국무총리실이 27일 "두 아들의 병역면제에 위법사항이 없는 걸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그에게는 이미 `특권층'의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었다.
김 후보자와 가족들의 부동산 매입을 둘러싼 의혹은 눈덩이처럼 굴러갔다.

사실상 부동산 투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따랐다.

장남이 7살 때인 1974년 경기도 안성에 임야 2만여평을 구입한 것이나, 이듬해 장남과 차남이 서울 서초동에 대지 200평짜리 주택을 취득한 데 이어 1991년 건물이 신축된 점 등을 놓고는 투기 및 편법증여 논란이 확산됐다.

안성 임야는 김 후보자가 판사 시절 직접 법원 직원과 함께 각자의 아들 명의로 공동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총리실측은 서초동 주택에 대해 "후보자가 1993년 재산공개 당시 '상당한 재산을 갖고 있던 어머니가 손자들을 위해 매입한 것'이라고 이미 밝혔다"고 했으며, 안성 임야에 대해서는 "내가 직접 가서 산 게 아니다. 그 땅은 경제적 가치가 전혀 없는 곳"이라는 김 후보자의 설명을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언론보도를 통해 김 후보자 소유의 부동산 9곳 가운데 8곳은 부동산 투기열풍이 불었던 1970년대 중ㆍ후반 집중 매입한 것이라는 등의 의혹 제기가 꼬리를 물었다.

28일께부터 조심스럽게 김 후보자의 청문회 낙마 가능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정면돌파로 가닥을 잡은 박 당선인측은 김 후보자가 성실하고 솔직한 해명으로 자력으로 검증대를 넘어주기 바라는 기류였으나 갈수록 거세지는 `여론검증'에 내부 불안감이 커졌던 게 사실이다. 박 당선인도 당혹스러워 했다는 후문이다.

철저히 비공개로 이뤄지는 박 당선인의 인사검증 과정까지 덩달아 도마 위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가 헌법재판소장에 취임한 1994년에는 인사청문회 제도 자체가 없었으나 박 당선인이 그가 이미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는 얘기가 들린다.

김 후보자는 28일 "(서류가) 곧 준비될 것"이라며 적극적 해명 의사를 밝혔다.

악화되는 여론을 제어하기 위해 조만간 직접해명에 나선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래서 윤창중 대변인이 29일 오후 7시 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공식 발표할 때 인수위 내부에서도 놀라는 인사가 적지 않았다.

박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측근들도 윤 대변인의 발표 직전에야 사퇴 소식을 알게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가 언제 사퇴결심을 굳혔는 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박 당선인과 김 후보자는 이날 오후 3∼5시 인수위 법질서사회안전분과 국정과제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한 참석자는 "평상시와 똑같았다"며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박 당선인과 김 후보자간에는 면담에 이뤄졌다. 면담시각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 자리에서 김 후보자는 박 당선인에게 사퇴의사를 밝혔다.

윤 대변인은 "(김 위원장은) 지금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김 위원장과 관련한 여러가지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경우도 많고, 지금 여기서 표현한대로 상대방의 인격을 최소한이라도 존중하면서 확실한 근거가 있는 기사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5일간 김 후보자가 적지 않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음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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