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업종서 주 45시간 일하고 월 100만원 소득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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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탈북자의 ‘평균적 삶’

30대 탈북 여성 A 씨는 함경북도에서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딸을 데리고 탈출한 뒤 중국을 거쳐 2009년 한국에 들어왔다. 정부 지원으로 서울에서 영구 임대아파트를 얻어 월세로 살고 있다. 지금 일하는 식당 주방 일자리는 생활정보지에서 찾았다. 일주일에 45시간 넘게 일하지만 월급은 100만 원 선. 월세 15만∼20만 원과 각종 공과금을 내고 나면 쌀과 반찬값 대기에도 빠듯하다.

A 씨는 북한에서 한국의 중고교에 해당하는 고등중학교까지 졸업했다. 북한 실정에 비추어 결코 뒤떨어지는 학벌이 아니었다. A 씨는 일한 만큼 소득을 얻으니 북한에서 살 때보다는 좋다고 생각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렵다 보니 ‘한국인의 삶’이 만족스럽지만은 않다.

A 씨는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2011년 성인 탈북자 76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활실태조사를 토대로 꾸며낸 가상의 인물. 조사에서 각 항목 중 가장 비중이 높게 나타난 내용을 묶어 그려본 대한민국 평균 수준 탈북자의 삶이다. 탈북자 중 여성의 비중은 꾸준히 증가해 2006년 이후 매년 70% 이상을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가장 많다. 지난해 7월까지 입국한 탈북자 2만3879명 중 31%를 차지했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는 국경과 인접한 함경북도 출신(64%)이 가장 많다.

조사에 응한 탈북자 중 절반 이상(50.7%)이 배고픔과 경제난 탓에 탈북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겪은 배고픔은 사라졌지만 한국에서 취업한 탈북자 상당수(66.3%)가 월평균 소득 51만∼150만 원의 열악한 경제상황에 처해 있다. 같은 해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5인 이상 사업체의 상용직 직원 평균 월급인 301만 원에 훨씬 못 미치는 액수다. 취업자 중 58.6%가 이직을 해본 적이 있다고 답한 배경이다. 탈북자에겐 저임금의 힘든 일자리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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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민소영 인턴기자 부산대 사회학과 4학년  
#탈북자#근로소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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