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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간 합의된 성관계 처벌 지나쳐 vs 性상품화 용납 못해

기사입력 2013-01-10 03:00:00 기사수정 2013-01-10 16:21:45

■ 성매매특별법 ‘성매매여성 처벌조항’ 첫 위헌제청… 쟁점은

성매매특별법은 2004년 제정 당시부터 지금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성매매 여성까지 형사처벌 하도록 규정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이번에 서울북부지법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것도 이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 “개인의 자유” vs “성매매 인정 불가”

위헌법률심판 제청 논리의 핵심은 성을 파는 행위를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법률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처벌을 반대하는 쪽에선 성매매 여성에 대한 형사처벌을 과도한 국가 개입이라고 주장한다. 허일태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성년자가 성을 팔았다면 국가가 후견적 관점에서 단죄해야 하지만 성인 여성의 자발적 선택까지 형벌로 다스리는 건 ‘법의 최소 개입’이란 헌법정신에 어긋난다”라고 설명했다. 헌재가 2009년 혼인 빙자 간음죄를 위헌 결정하면서 개인 도덕의 영역까지 법적 잣대를 들이대선 안 된다고 본 것과 유사한 논리다. 성매매는 당사자 동의로 이뤄져 피해자가 없기 때문에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반면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지 않을 경우 성매매가 더 활성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강하다. 이영란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여)는 “성매매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게 현재 우리 사회에서 합의된 성 풍속이기 때문에 성을 파는 행위 역시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간통죄 합헌 판결을 근거로 성행위에 대해 무조건적인 자유를 부여할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간통죄는 1990∼2008년 4차례의 위헌법률심판에서 모두 합헌 결정이 났다. 합의된 성관계라고 하더라도 개인의 자유가 전적으로 보장되는 건 아직 아닌 것이다. 간통죄는 지난해 5번째 위헌 제청이 이뤄져 헌재가 위헌 여부를 논의 중이다.


○ 성매매 여성 환영 속 부작용도 우려


성매매 여성들은 성매매 처벌 조항이 위헌 심사를 받게 됐다는 소식을 일제히 반겼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속칭 ‘청량리588’ 집창촌에서 일하는 성매매 여성 지모 씨(32)는 “성매매특별법 시행 후 범죄자로 전락한 우리 신세가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반겼다. 다른 성매매 여성은 “우리가 원해서 성을 팔겠다는데 국가가 왜 개입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단속 여파로 변종 성매매가 늘면서 주택가까지 성매매가 침투하고 있고, 성병 등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어 특별법의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요즘 집창촌에는 대부분 30대 이상 여성이 남아 있고 상당수 집창촌 여성과 성매매 일을 시작한 여성은 오피스텔 성매매나 인터넷 조건 만남 등 비(非)업소형 성매매를 주로 하는 추세다. 집창촌에 비해 단속 위험은 작지만 화대를 받지 못하거나 모텔에서 몸이 강제로 묶인 채 폭행당하고 성관계 장면을 카메라로 촬영당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여성은 업주에게 성폭행을 당하고도 “성매매 사실을 신고해 콩밥을 먹이겠다”라는 협박 때문에 신고도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집창촌 여성들은 경찰 단속의 ‘철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신세다. 서울 미아리 텍사스촌에서 15년간 성매매를 해 온 이모 씨(36)는 “집창촌에 남은 우리는 닭장 속의 닭처럼 경찰이 실적이 필요할 때 한 마리씩 잡혀 가는 신세가 됐다”라고 하소연했다.

여성단체들은 법원의 결정에 대해 반발했다. 김정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생계수단으로 성매매를 이용한 것 자체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성을 판 여성들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여성단체 관계자도 “강요로 성매매를 했다면 처벌할 수 없지만 원해서 성을 팔았다면 당연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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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매매특별법 ::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과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을 통틀어 이른다. 2002년 전북 군산시 개복동의 집창촌 화재 참사를 계기로 피해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해 만들어졌다. 2004년 9월 23일부터 시행됐다.

신광영·박훈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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