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언론통제로 4단계 이미지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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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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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심→유능→대중친화→인민걱정

■ 英 BBC, 北 보도 분석

김정은이 직접 잡초 뽑는 모습을 보도한 5월 9일 북한TV의 뉴스(위)와 군부대 행사에 초청된 군인의 노모를 껴안고 있는 김정은(아래). 사진 출처 BBC
김정은이 직접 잡초 뽑는 모습을 보도한 5월 9일 북한TV의 뉴스(위)와 군부대 행사에 초청된 군인의 노모를 껴안고 있는 김정은(아래). 사진 출처 BBC
‘존경하는 지도자에서 자애로운 지도자로.’

영국 BBC방송은 17일 ‘김정은: 북한 지도자의 미디어 변신(media makeover)’이라는 기사를 통해 김정일 사망 후 6개월 동안 김정은에 대한 북한 언론보도를 분석했다.

BBC는 지난해 12월 17일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이 엄격한 언론통제를 통해 김정은에 대한 개인 우상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정은 체제 초기에는 김정은에 대한 경의를 나타내는 보도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기사들은 “매일 인민을 걱정하는” 모습을 부각하며 김정은을 자신감 있고 현대적인 지도자로 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북한 TV의 5월 9일 보도를 꼽았다. 이날 방송은 유원지를 방문한 김정은이 잡초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관리자들에게 “인민을 위한 마음이 전혀 없다”고 질책하는 모습을 방영했다. 유원지 보도블록이 깨진 걸 보고 애석해하는 장면도 내보냈다. 밀짚모자처럼 둥근 챙의 햇빛 차단 모자를 쓴 김정은은 관리자에게 “언제 도로가 다시 포장되냐”고 질문하면서 허리를 숙여 보도블록 사이에 난 잡초를 직접 뽑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과거 북한 지도자들이 공장이나 군부대 시찰 도중 즉석에서 지시를 내리는 모습이 전파를 탄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지도자가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서는 장면을 보여준 것은 처음이라고 BBC는 분석했다.

BBC는 김정일 사망 이후 현재까지 북한 언론보도를 크게 4단계로 구분했다. 1단계는 김정일 사망 직후로, 북한 언론은 김정은을 2인자로 언급하며 존경을 나타냈다. 2단계는 지난해 12월 29일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은에 대해 ‘최고 지도자’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때부터 북한 언론은 김정은의 강한 충성심, 뛰어난 리더십, 비범한 능력, 미덕을 찬양하는 기사를 쏟아내며 김정은을 ‘조선 인민의 정신적 주춧돌’ ‘날카로운 통찰력을 가진 현명한 리더’ 등으로 치켜세웠다. 이후 3단계에서는 올해 1월 20일 김정은의 공군부대 시찰 보도를 시작으로 공장 학교 군부대 방문, 군사 퍼레이드 관람 등의 대중적 활동들을 대거 노출시키며 김정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보도가 줄을 이었다. 4월 11일 노동당 대표자회의에서 김정은이 ‘제1비서’에 공식 추대되면서 시작된 4단계에서는 현대적인 지도자의 모습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BBC#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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