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 카지노, 김정일 방중후 다시 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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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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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中압박에 문닫았던 北 ‘달러벌이 창구’

북한 ‘달러벌이’ 창구의 하나인 나선특별시(나진과 선봉을 통합한 특별시)의 카지노가 2개월여 전부터 영업을 공식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을 주 고객으로 하는 카지노로 중국 정부가 자국인 원정 도박을 사실상 용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린(吉林) 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훈춘(琿春)의 중국인 소식통 A 씨는 27일 “9월경부터 나선 카지노가 공개적으로 영업하고 있고 하루 30∼40명의 손님이 도박장을 찾고 있다”며 “옌지(延吉)에서 북한 방문비자도 하루 만에 나와 전보다 수월해졌다”고 밝혔다.

이 카지노를 찾는 고객들은 거의 중국인. 옌지 등 조선족 자치주뿐 아니라 하얼빈(哈爾濱) 선양(瀋陽) 창춘(長春) 등 중국 동북지방에서도 온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옌지에 도착해 승용차로 1시간 반 거리인 훈춘의 취안허(圈河) 세관을 거쳐 북한 원정리로 입국한 뒤 비포장도로로 다시 1시간 반가량 달려 카지노에 도착한다. 또 원정리에는 도보로 입국한 중국인 손님을 위해 북한 택시가 상시 대기 중이다.

이번 카지노 재개장은 중국 측의 묵인 또는 협조 아래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 카지노는 과거 홍콩 엠퍼러그룹이 운영하던 ‘엠퍼러’로 2000년 문을 열었다. 2004년 말 자치주 공무원이 거액의 공금을 이곳에서 탕진한 게 중국 당국에 적발되면서 폐쇄됐다. 당시 중국은 도박사범을 강력히 단속하는 한편 자국인의 북한 입국을 막았고 또 북한 정부에 항의해 카지노 문을 닫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중국 언론은 이 카지노가 매년 최소 10억 위안을 번다고 보도했다. 현재 운영 주체 역시 홍콩인으로 알려져 엠퍼러그룹이 계속 맡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재개장 시기가 8월 하순 방중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나선시 개발에 합의한 직후여서 주목된다. 또 다른 중국인 소식통 B 씨는 “사실 이 카지노는 약 1년 전부터 몰래 영업을 해 왔다”며 “최근부터 공개적으로 손님을 유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본보 17일자 A1면, 27일자 A2면 참조

나진 시내에서 승용차로 약 15분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도박장뿐 아니라 5성급 호텔과 룸살롱, 고급 음식점, 사우나 등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B 씨는 “룸살롱에는 러시아와 중국, 북조선의 젊은 여성들이 있다”며 “매춘이 공공연하게 이뤄진다”고 전했다.

옌지·훈춘=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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