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다시 긴장 고조]美 “北 공격해올 가능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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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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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그래도 곧 사격훈련 실시”샤프 주한미군사령관 - 스티븐스 美대사, 18일 청와대 긴급방문

19일 연평도에서 차량을 탄 채 이동 중인 해병대원이 매서운 눈초리로 주변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군은 이르면 20일 오전 연평도 서남쪽 해역에서 K-9 자주포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며 이에 북측이 강력한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어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연평도=사진공동취재단
19일 연평도에서 차량을 탄 채 이동 중인 해병대원이 매서운 눈초리로 주변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군은 이르면 20일 오전 연평도 서남쪽 해역에서 K-9 자주포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며 이에 북측이 강력한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어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연평도=사진공동취재단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과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가 18일 청와대를 방문해 한국군의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샤프 사령관과 스티븐스 대사는 ‘한국군이 사격훈련을 실시하면 북한이 실제 도발할 소지가 크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청와대 측은 ‘그럼에도 20일 오전 사격훈련을 실시한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이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만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 소식통은 19일 “샤프 사령관과 스티븐스 대사가 어제(18일) 청와대를 긴급히 예방한 것으로 안다”면서 “두 사람은 청와대 측에 한국군이 연평도 사격훈련을 실시하면 지난달 23일처럼 북한이 대응 도발을 감행할 공산이 크다는 미국 정부의 정보 분석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군은 남측의 연평도 사격훈련 재개 방침과 관련해 수십 대의 방사포를 북한 개머리 진지 등에 전진 배치했으며 서해안 해안포와 방사포 등 포병부대에 대비태세 지침을 격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청와대 측에 이 같은 의견을 전달하면서 “그래도 사격훈련을 실시하느냐”고 한국 정부의 의사를 물었고, 청와대 측은 “그래도 쏜다. 당초 18일 오전에 쏘기로 했는데 준비가 덜 되고 날씨도 좋지 않아 연기했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와 중국이 한국의 사격훈련 재개를 반대하고 나선 것에 대해 “조선시대처럼 우리나라가 힘이 약했을 때는 주변국들의 영향을 받겠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며 “관건은 날씨일 뿐 반드시 쏜다”고 강조했다.
▼ 정부, 美-日-中-러에 사격훈련 계획 통보 ▼


군 당국이 당초 사격훈련을 실시하려 했던 18일 연평도 주변은 맑고 바람도 없어 전반적인 날씨는 나쁘지 않았지만 해무가 많이 끼어 있었다. 해병대 관계자는 “해무가 짙게 끼어 시계가 안 좋았다”며 “해무가 짙으면 사격 이후 탄착지점을 파악하기 쉽지 않고 만약 북한이 도발할 경우 이를 탐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16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개국에 연평도 사격훈련 계획을 통보했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은 필립 크롤리 미국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의 정례 브리핑을 통해 지지 의사를 밝힌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우려를 전달해 왔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외무성은 18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번에 있게 될 2차 연평도 사건의 가장 주된 책임은 (남측을) 도발로 사촉(사주)한 미국에 있다”며 “조선반도에 초래되는 모든 극단사태와 그 후과(부정적 결과)에 대해 미국과 계산할 것이다. (남측이) 포사격을 강행해 금지선을 넘어서는 경우 조선반도 정세의 폭발과 그에 따르는 참화는 피할 수 없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2건의 논평을 내고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조선전쟁(6·25전쟁)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엄청난 핵 참화가 민족의 머리 위에 덮어씌워지게 된다”고 위협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동영상=전운 감도는 연평도 현장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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