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오전 10시반 호텔 들어간뒤 두문불출… ‘마라톤 회담’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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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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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린시 떠나 창춘으로

중국 방문 이틀째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27일 오전 10시 반경 지린(吉林) 성의 성도 창춘(長春)의 ‘영빈관’ 난후(南湖)호텔에 도착한 뒤 오후 늦게까지 호텔에서 두문불출했다. 이날 오후 2시 반경엔 지린 성의 대표적 가무단인 ‘지린 가무단’이 난후호텔로 들어갔다. 이에 따라 오후부터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김 위원장이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이 지린을 출발하기 직전 창춘 룽자(龍嘉)공항으로 이어지는 길을 교통 통제한다는 뉴스가 라디오로 방송돼 베이징(北京)에서 중국 지도자가 비행기로 온다는 소문이 있었다.

○ 김 위원장 호텔 도착 장면 포착돼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경 숙소인 지린 성 지린 시 우쑹(霧淞)호텔을 출발해 고속도로를 이용해 창춘으로 이동했다. 창춘은 중국 자동차산업이 싹튼 공업 도시이자 중국 정부가 대대적으로 추진 중인 개발계획인 ‘창지투(長吉圖·창춘∼지린∼투먼을 잇는 경제벨트)계획’의 핵심도시다.

김 위원장이 이날 검은색 선글라스에 검은 옷 차림으로 수행원들 사이로 천천히 걸어 난후호텔로 들어가는 모습이 NHK방송에 포착됐다. 난후호텔 주변에서는 공안들이 일반인의 출입을 막는 등 엄격히 통제하다 오후 10시 반 이후엔 다소 경비를 풀고 정문까지 취재진과 일반인의 접근을 허용했다. 오후 5시경에는 아우디 승용차 한 대가 호텔로 들어갔으나 누가 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호텔 측은 27, 28일 객실 예약이 모두 끝났다면서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 일행은 전날에 이어 이날 저녁에도 공연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밤 지린의 우쑹호텔에서도 270∼300명 이상 참가한 대형 공연만찬이 펼쳐졌다. 27일 오후 2시경 우쑹호텔 2층 대연회홀에서는 종업원들이 당시 쓰인 탁자와 의자, 카펫 등을 한창 치우고 있었다. 약 30명이 둘러앉을 수 있는 대형 헤드테이블이 공연무대 바로 앞에 있었다. 그 옆과 뒤로 6∼8명이 앉는 둥근 탁자 40개 정도가 배열됐다. 무대는 백두산 천지연의 가을 단풍풍경을 연상시키는 배경그림과 조명으로 꾸며졌다. 한 종업원은 “요리는 광둥(廣東)식이었다”고 귀띔했다.

○ 건강상태 5월 방중 때와 비슷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는 5월 방중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7일 김 위원장이 지린의 우쑹호텔을 떠나는 장면을 가까이에서 목격한 호텔 종업원은 동아일보에 “김 위원장이 한쪽 다리를 절었으나 부축을 받지 않고 혼자 승용차를 타고 내렸다”고 전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26일 낮에 도착했을 때처럼 검은 선글라스를 꼈고 검은색 반소매 셔츠와 긴 바지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5월 방중 때 한 외신은 김 위원장이 수행원의 부축을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 위원중학교는 휴교 끝내고 등교

26일 김 위원장이 방문한 지린 시 위원(毓文)중학교 학생들은 하루짜리 특별방학을 끝내고 27일 등교했다. 점심시간에 만난 10여 명의 학생은 중국 언론이 이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음에도 모두 전날 김 위원장의 학교 방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김 위원장 방문 때 교사도 출근하지 못하게 했으나 이 학교 합창단 100여 명은 등교했다고 한다. 학교 주변 주민은 “합창단이 노래를 부르고 꽃다발을 선물했으며 김 위원장은 중국의 부총리급 인사의 안내로 기념관을 둘러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탄 ‘벤츠 S클래스 가드’ 차량은 중국이 제공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전에도 중국의 고위 관리가 같은 차종에 ‘京F S9532’라는 같은 번호판을 달고 온 것을 확실히 본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창춘·지린=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난후(南湖)호텔

베이징의 댜오위타이(釣魚臺)처럼 영빈관으로 쓰이는 곳. 난후공원 내 호숫가에 있으면서 숲으로 둘러싸인 이 호텔은 고위층의 은밀한 회담 장소로도 많이 쓰인다. 호텔 홈페이지에 따르면 김일성 주석이 창춘을 방문할 때마다 이곳에 묵었고 지난 40여 년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 중국의 고위층도 숙소로 애용했다. 객실은 500여 개로 김 위원장이 투숙한 최고급 프레지던트룸은 하루 숙박비가 9999위안(약 176만 원)이다.






동아논평 : 김정일 방중 미스터리
▲2010년 8월27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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