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大 앙금 한나라… 딴죽 걸고 들이받고 난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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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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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상수호 첫날부터 삐걱

안상수 단합 강조하자 홍준표 “난 이제부터 비주류”
洪 “계파투표는 민심 역행” 한선교 “제발 오버하지 말라”
洪, 공천개혁위 인선 반대에 나경원 “뭐가 문제냐” 반박
서병수 “비주류 점점많아져”

“옆에 앉으시죠”… “싫어요” 15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김무성 원내대표가 홍준표 최고위원에게 안상수 신임 대표 옆 자리에 앉을 것을 권유하자 홍 최고위원이 사양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옆에 앉으시죠”… “싫어요” 15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김무성 원내대표가 홍준표 최고위원에게 안상수 신임 대표 옆 자리에 앉을 것을 권유하자 홍 최고위원이 사양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장면1

15일 오전 8시 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전날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안상수 신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참배했다. 하지만 전대 차점자인 홍준표 최고위원만 보이지 않았다. 그는 “병원 진료 등 개인 일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장면2

이날 오전 9시 반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6층 회의실. 회의석 중앙의 안 대표 오른편에 앉아있던 김무성 원내대표가 자신의 옆에 앉으려는 홍 최고위원의 팔을 잡아끌었다. 안 대표 옆자리가 차점자 몫인 관례에 따라 그 자리에 앉도록 권유한 것. 하지만 홍 최고위원은 “괜찮습니다”라며 끝까지 사양했다. 결국 안 대표 옆에는 나경원 최고위원이 앉았다. 이날 회의에선 날선 공방이 오가며 시종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 최고위원회의 분위기 냉랭

안 대표는 회의에서 “앞으로 최고위원들끼리 잘 단합해서 당을 변화시키고 개혁하는 일을 해내겠다”고 단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냉랭했다.

안 대표와 치열하게 경쟁했던 홍 최고위원이 “민심은 변화와 개혁을 원했는데 전대는 현실 안주를 택했다. 민심에 역행하는 철저한 계파 투표가 이뤄졌다”며 “역시 바람은 돈과 조직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포문을 열었다.

정두언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가 어떻게 돌아갈 것인가 걱정하는 분이 많은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원만하게 잘 운영되도록 윤활유 역할을 하겠다”고 진화에 나섰으나 홍 최고위원은 “나는 걱정을 좀 해야 할 것 같다. 옛날 야당 시절에 하던 비주류를 해보겠다”고 응수했다.

유일한 친박(친박근혜)계 서병수 최고위원은 “오늘 이 자리에 오면서 비주류가 혼자이기 때문에 어떻게 목소리를 반영할까 싶었는데 비주류가 한 사람, 두 사람씩 더 늘어나는 것 같다”고 가세했다.

○ 비공개 회의에서도 난타전

회의는 비공개로 바뀌었지만 신경전은 계속됐다. 홍 최고위원은 안 대표를 “대표님”이라고 불렀지만 안 대표의 발언에 거듭 이의를 제기했다.

안 대표가 “당원 교육을 위해 당 연수원을 만들자”며 서 최고위원에게 이를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홍 최고위원은 즉각 “지금 무슨 연수원 얘기냐. 첫 회의에서 서민대책 메시지 같은 걸 내놓아야 한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안 대표가 공천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에 나 최고위원을 임명하려 하자 홍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이 무슨 그런 것을 떠맡느냐”며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도 할 일을 맡아서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박하며 위원장을 맡겠다고 나섰다.

안 대표가 또 정 최고위원에게 당 ‘디지털본부’와 ‘2030본부’를 맡아달라고 했지만 역시 논란이 됐다. 결국 당 연수원과 디지털본부 구성 등에 대한 책임자 인선은 미뤄졌다.

이날 회의에서 안 대표는 홍 최고위원의 지적에 대응을 자제했으나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전대를 치르며 쌓인 앙금이 풀리지 않으면 이런 일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대에서 낙선한 친박계 한선교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민심에 역행한 전대가 됐다”는 홍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홍 의원은 오버하지 말고 자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 안 대표 “분권형 대통령제 필요”

안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개헌은 올해 안에 하지 않으면 힘들어지고 쉬운 일이 아니다”며 “제왕적 대통령제는 한계에 이르지 않았느냐, 권력이 분산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당과 협의하고 당내 의견이 조율돼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점을 고려해서 추진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보수 대연합이라는 주장은 잘못된 것 같고 나는 중도 보수 대통합을 주장한다”며 “우리 사회의 중도 세력과 합리적 보수 세력이 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자유선진당뿐 아니라 모든 중도와 보수 세력이 다 통합을 이뤄 다음 정권 창출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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