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어뢰 카탈로그에 北경제단체 ‘공인 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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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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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당국자 추가 공개
“6군데 일본어 표기는 국내컴 인식때 글꼴 깨진것”

천안함을 격침시킨 것으로 드러난 북한제 어뢰(모델명 CHT-02D)를 홍보하는 카탈로그에는 북한의 경제단체 이름과 그 단체가 품질을 보증하는 인증도장이 인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민군 합동조사단이 이 어뢰의 설계도를 확대해 공개했을 때 여섯 군데에 등장한 일본어 표기는 CD롬에 담긴 설계도면을 국내 컴퓨터로 읽고 프린터로 출력하는 과정에서 글꼴이 깨지면서 나타난 것으로 북한에서 제작한 종이 카탈로그에는 모두 한글이 인쇄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21일 “민군 합조단이 14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 15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을 때 파워포인트 화면에 북한 무기소개 카탈로그의 이미지를 띄웠다”며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어뢰 잔해와 mm 단위까지 일치하는 설계도가 수록된 카탈로그의 존재는 설명했지만 보안상의 이유로 카탈로그의 이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카탈로그에는 우리의 대한상공회의소와 비슷한 북한 경제단체의 이름이 적시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단체 명칭은 물론이고 어떤 성격의 조직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카탈로그에는 이 경제단체가 인쇄해 넣은 ‘품질보증 마크’가 포함돼 있다고 이 당국자는 밝혔다. 그는 “이 마크는 카탈로그에 담긴 무기의 품질을 이 단체가 공인한다는 취지로 찍어놓은 것”이라며 “북한 체제의 특성상 정부기구와 마찬가지인 경제단체의 이름과 공인마크가 쓰였다는 점에서 북한이 제작한 카탈로그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카탈로그를 종이 인쇄물과 CD에 담긴 컴퓨터 파일의 두 가지 형태로 입수했다고 이 당국자는 공개했다. 그는 어뢰 설계도에 있던 일본어 가타카나 표기에 대해 “북한식 컴퓨터 글꼴을 국내 컴퓨터로 읽고 프린터로 출력하는 과정에 나타났다”며 “북한이 미리 인쇄해 놓은 동일한 어뢰 설계도에는 한글이 적혀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조사결과 발표 때 공개된 어뢰 설계도에는 모두 여섯 곳에 일본어가 인쇄돼 있었다. 뒤쪽 추진부에는 ‘270(タ-アィ-サィ)’, 모터 부분에는 ‘333(シココケГ)’이 씌어 있었다. 이 일본어는 모두 사전에도 없는 무의미한 글자의 나열이었다. 그동안 정부는 “글꼴이 깨졌다”고만 설명했을 뿐 종이 인쇄물에 한글로 쓰여 있음을 공개하지 않았었다. 정부 당국자는 “여섯 곳에 한글로 무엇이 쓰여 있었는지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동영상 = ‘어뢰 폭발의 증거’…처참한 천안함 절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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